LA 다저스가 올해 3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의 축배를 드는 동안 다저스 구장을 찾은 VIP 팬들의 시선을 모은 주인공이 있었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올레드(OLED) TV였다.
시즌 내내 다저스 '덕아웃 클럽' VIP 라운지에서 올레드 TV의 화려한 시연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 메츠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9일 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는 가운데 덕아웃 클럽도 흥분의 열기가 가득했다.
올레드 TV는 초고화질 TV로 알려진 풀 HD-TV보다 4배 이상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무려 3300만개의 화소를 통해 기존 LCD TV가 안고 있던 명암비와 원근법, 색 재현력, 잔상감 등의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 '꿈의 TV'로 불리고 있다.
이른바 '퍼펙트 블랙'으로 칭하는 완벽한 블랙 처리로 어두운 영역부터 밝은 영역까지 세밀하고 풍성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며, 실물을 보는 듯한 자연스런 영상으로 측면에서 봐도 시청에 시장을 주지 않는다.
울트라 올레드 55인치의 경우,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1만5000달러에 달했지만 현재는 2000달러대에 판매되고 있다. 프리미엄 TV 시장을 재편할 만한 가격 경쟁력으로 본격 시판된 올해 판매 목표량을 일찌감치 달성했다는 후문이다.
올레드 TV가 LA 다저스 구장의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덕아웃 클럽에 자리잡게 된 것은 LG와 다저스의 '특별한 신뢰' 덕분이다. '코리아 특급' 류현진이 입단하던 해 다저스와 스폰서십을 맺은 LG는 프로 야구 LG 트윈스가 2년 전부터 다저스의 애리조나 구장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다저스가 에어컨 등 구장 내 설비를 LG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서고 있다.
다저스는 서부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답게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5만6000여석의 스타디움과 상대적으로 많은 VIP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덕아웃 클럽은 장당 티켓이 600∼1500달러에 달하는 VIP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다. 홈플레이트 바로 뒤에서 경기를 감상할 수 있는 필드 좌석과 뷔페 레스토랑과 바가 안쪽에 있어 마음껏 먹고 마실 것을 즐길 수 있다.
덕아웃 클럽 멤버들은 미국의 대기업 클라이언트들과 중소기업 비즈니스 오너, 할리우드 스타급 연예인과 상위 계층 스포츠 팬들로 이뤄졌다. 올레드 TV가 타겟으로 삼은 프리미엄 시장에 안성맞춤인 고객들인 셈이다.
이들은 올시즌 덕아웃 클럽의 올레드 TV가 구현하는 세밀한 영상에 매혹돼 적극적으로 제품을 구입하고 입소문을 내는 고급 '얼리어답터' 역할을 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A 다저스의 프런트 마틴 김은 "덕아웃 클럽에서 올레드 TV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감탄을 한다. 지난 7월에는 고객 기업들을 위한 시연회가 이곳에서 열려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덕아웃 클럽엔 올레드 TV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장의 경기를 서비스하는 LED TV가 24대가 곳곳에서 돌아가며 팬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LED TV 모두는 다저스가 정상 구매한 LG 제품들이다. 이때문에 덕아웃 클럽에 들어서면 "LA 다저스가 아니라 LG 다저스"라는 농담이 심심찮게 나온다.
덕아웃 클럽이 프리미엄 고객을 타겟으로 했다면 외야 펜스의 LG 로고는 입장객들은 물론, 경기 중계를 통해 미 전역과 한국 등에 노출되는 LG의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등공신이다.
또한 홈플레이드와 내야에 마련된 전광판을 통해 매 경기 1이닝 동안 올레드 TV를 알리는 디지털 광고를 통해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뉴욕 JFK 공항의 VIP 라운지에 올레드 TV를 설치하는 등 마케팅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는 LG전자 조주완 미국법인장은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가 만난 TV 기술의 집약체인 올레드 TV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