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A씨는 올해 겨울 휴가를 제주도에서 보내기로 했다. 여행비용을 생각하니 국적기를 타면 비행기 티켓값만해도 만만치않다. 각종 세금에 유류할증료까지 붙으면 왕복에 50만~60만원. 1시간 남짓만 타고 가면 되는데 굳이 2~3배를 더 주고 가기 아까웠다. 결국 A씨는 저비용 항공사(LCC)를 이용하기로 했다.
#2. 주부 B씨는 딸과 함께 따뜻한 세부로 여행을 다녀왔다. 요새는 해외 여행갈 때도 저비용 항공사를 많이 이용한다는 딸의 말에 LCC 항공기를 타보기로 했다. 여행은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수는 필요할 때 구매할 수 있어 편리했다. 라운지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여행 중 항공사 라운지를 이용해 관광정보를 알아볼 수도 있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제주를 기점으로 한 국내 노선 점유율은 지난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LCC 시장은 이제 해외 LCC 업체도 끊임없이 노리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3일 업계와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기점 LCC의 국내선 점유율이 53.7%를 기록했다.
유임여객 기준 전체 항공여객 수송실적에서 LCC가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08년 LCC의 국내선 분담률은 9.7%였지만 지난해 상반기 47.8%까지 급상승했다. 국제선 분담률도 지난해 상반기에 9.3%까지 올랐다.
설립 초기에는 경영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2008년 이후 국제 금융위기와 장기 불황 등으로 저비용항공을 찾는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국내 LCC시장은 제주항공이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나 계열사 형태로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설립했다. 그외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시장에 가세했다.
2011년 기준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5개 LCC의 국내선 수송실적은 869만명으로, 제주항공이 처음 취항한 2006년 당시 37만명보다 24배나 성장했다. 수송분담률도 2006년 2%에서 2011년에는 41%로 대폭 증가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해 5월 기준 각각 누적 탑승객 800만명,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LCC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자, 해외 LCC업체도 국내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한 에어아시아는 한국 진출을 위해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한국법인 '에어아시아 코리아(가칭)' 설립을 추진 중이다.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해 11월 직접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한국 진출계획을 설명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보다 앞선 2008년에는 싱가포르의 타이거 항공이 2008년 인천과 손잡고 '인천타이거항공'이란 합작법인을 설립하려했다가 국내 항공사의 반발과 법적 문제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최근엔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LCC도 앞 다퉈 국내 저가항공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연구위원은 "국내 항공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아시아권 LCC의 국내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며 "국내 LCC는 기존 양대 항공사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LCC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