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위안부의 일본군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장남 고노 다로(河野太郎,52)가 아베신조(安倍晉三) 내각 입각 후 고노담화에 대해 '아리송'한 태도로 돌변했다.
고노 다로는 이번 아베 3차 내각에서 행정개혁담당상으로 첫 입각했다. 아베 총리는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에 대해 "대세에 영합하지 않고 항상 개혁을 강하게 호소해온 정열의 소유자"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내각 입성 후 그가 보여준 행보는 그 동안의 소신과는 다르다.
그는 7일 첫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발표한 고노 담화에 대해서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극우성향의 일본 매체 산케이(産經)신문 기자가 "아버님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가 관방 장관 시절에 발표한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던진 질문에 그는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 드리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로서 무라야마 담화,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은 총리가 말했다. 그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고 말하며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피해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탈원전을 주장했던 기존의 입장에 대해서도 내각 입성 후 돌변했다. 고노 다로는 그 동안 아베 정권의 원전 추진 방침에 이의를 제기해왔지만, 7일 기자회견에서는 이같은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원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의존도를 낮출 것이다"고 발언한 것을 내세우면서 "(자신과) 아베 총리와 방향성이 같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지금까지는 (정부) 밖에서 말했을 뿐이지만, 이번에는 정부 내 논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확실히 말할 것은 해야 하지만, 정부의 일원이 된 이상 결정된 것을 성실히 실행할 생각"이라고 아리송한 발언만 늘어놓은 것.
아사히(朝日)신문은 원전 재가동을 비판했던 고노 다로의 블로그가 현재 '수리중'으로 열람할 수 없는 상태라고 9일 보도했다. 그는 '핵 쓰레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채로 원전재가동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런 주장을 담은 기사는 7일 현재 그의 블로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고노 다로는 지난해 7월 규슈(九州)전력이 가고시마(鹿兒島)현에 있는 센다이(川内) 원전 1호기 재가동한 것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블로그에서 "재가동하기 전에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국민을 대상으로 확실히 논의해야 한다"며 "핵 쓰레기에 눈을 감고 무작정 재가동한다는 것은 무책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담은 그의 블로그는 현재 '수리중'으로 과거의 글은 다 삭제된 채 열람할 수 없는 상태다.
블로그의 기사가 삭제된 이유에 대해서는 고노 다로는 7일 기자회견에서 대답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