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검찰이 6일(현지시간) 존 애쉬(61) 전 유엔 총회 의장을 뇌물수뢰 혐의로 전격 체포, 기소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뇌물수뢰의 현장이 됐다는 사실에 "충격과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프로그램'과 관련해 일부 유엔관리와 기업들 간의 부정행위가 적발된 적은 있지만, 총회의장이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아 기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뇌물 수뢰 사건은 중국의 기업인들이 핵심이란 점에서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프릿 바라라 뉴욕 연방지방검찰청 검사장은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애쉬 전 유엔 총회 의장(2013~2014년)이 마카오 부동산 개발업자 응랍셍으로부터 현금 50만 달러를 받은 것을 비롯해 중국 기업인들로부터 총 130만 달러(약 1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애쉬 전의장과 응랍셍을 비롯해 유엔 주재 도미니카 공화국 차석대사를 지낸 프랜시스 로렌조, 중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자 2명 등도 이번 뇌물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다고 바라라 검사장은 공개했다.
뉴욕타임스, BBC 등에 따르면 애쉬 전 의장은 응랍셍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대가로 마카오에 유엔이 후원하는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건립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하는 문서를 유엔사무총장실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국인 앤티가바부다,케냐 등의 정부 관료와 기업인들 간의 만남을 직접 주선하기도 했다. 검찰은 애쉬 전 의장이 세금 탈루 범죄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애쉬 전 의장은 뇌물을 자신의 뉴욕자택 개조, 사치품 구매 등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가족과 함께 뉴올리언스를 여행하면서, 기업들에게 하룻 밤 숙박하는데 무려 850달러나 하는 호텔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
애쉬 전 의장은 카리브해 국가인 앤티가바부다의 유엔 대사를 역임했고, 현재 세계무역기구(WTO)대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