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전주 소재 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 측에 준 혜택이 79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공단 자체 추산인 합병비율 1대 0.46에 못 미치는 1대 0.35로 합병이 이뤄졌는데도 공단 측이 합병 성사에 결정적 도움을 줬고, 이로 인해 삼성 일가가 3.02% 포인트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분 가치는 1일 종가 기준 7900억원이다.
안 의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본질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라며 "그 과정에 2000만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공단이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의혹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공단은 지난 5월26일 합병계약 체결 전 한 달간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삼성물산 주가 하락에 일조했고, 이로 인해 삼성물산에 다소 불리한 1대 0.35라는 합병비율 산출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단 측은 지난 7월10일 해당 합병에 대한 투자위원회 결정이 나오기 전인 사흘 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을 만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도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공단의 의사결정 과정상 문제다. 외부 기관인 주식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아닌 공단 투자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했다는 점과 공단 내부적으로 적정 합병비율을 1대 0.46으로 산정했음에도 따르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안 의원은 "공단의 찬성 결정을 통해 합병이 성사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과 삼성에 포획된 국가 현실에 대해 우리 모두의 자성이 필요할 때"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