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있는 국제구호기구 국경없는의사회(MSF) 병원에 대한 미국 주도 나토 연합군 오폭 공습의 사망자가 22명으로 늘어났다.
4일(현지시간) MSF는 아프간 북부 쿤두즈에 있는 병원은 전날 공습으로 병원 관계자 12명과 어린이 3명을 포함한 환자 10명이 사망해 총 22명이라고 밝혔다.
MSF는 또 "나토는 이번 폭탄테러에 대한 책임이 있고, 이는 국제법을 심각하게 어긴 위법 행위"라고 재차 비판했다.
이에 앞서 MSF는 홈페이지에 폭격 당시 사진들을 공개하면서 "모든 정황은 국제연합군의 폭격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국제인도주의 원칙의 엄중한 위반'이라고 맹비난했다.
크리스토퍼 스톡스 MSF 사무총장은 미군과 아프간 정부의 해명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독립적인 국제기구가 이번 사안에 관련해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앞서 지난 3일 오전 2시 8분부터 3시45분까지 쿤두즈에 있는 MSF 트라우마 치료 센터가 약 15분 간격으로 벌어진 공중 폭격으로 수차례 타격을 입었다.
나토 국제연합군은 아프간에서 중요한 군사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습은 미군이 맡고 있다.
폭격 당시 병원에는 105명의 환자 및 간호사, 아프간 의료진과 각국의 의료진이 80명 넘게 있었고, 집중치료실, 응급실, 물리치료 병동이 있는 병원 본관은 폭격이 일어날 때마다 정확하게 타격을 입었다.
아울러 폭격 후 MSF 의료진은 쿤두즈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습에 관련해 아프간 군당국과 내무부는 당시 경·중화기로 무장한 '테러리스트(탈레반 대원)'가 보안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동안 병원 안으로 들어와 환자와 의료진을 방패로 삼았다면서 탈레반 연관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미군의 오폭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미군 및 연합군 브라이언 트리버스 대변인은 "미군 공습이 현지시각 오전 2시 15분쯤에 이뤄졌으며, 아마 병원은 물론 인근 시설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진실을 밝히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우리는 이번 사건에 관련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미군의 MSF 공습에 대해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밝히며 희생자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이번 참사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은 전날 전쟁범죄까지 거론하며 이례적으로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병원과 의료진은 국제 인권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며 이번 공습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