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호재 있어도 '셀 코리아'…外人 국내 증시 떠나나?

9월 20거래일간 16거래일 순매도, 4일만 순매수…유출자금만 1조7450억

요즘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가 말 그대로 종잡을 수 없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 미 금리 동결, 주가지수 반등 등 호재가 날아들면 일시적으로 매수세를 보이다가도 이내 매도세로 돌아서는 갈지자 행보를 반복하고 있다. 10월 들어 중국 증시가 국경절 연휴로 일주일간 휴장하자 다시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흐름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얼어붙은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44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9월 중 장이 열린 20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에 선 날은 단 4일뿐이다.

이로써 외국인들은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4개월 누적 자금 유출규모는 약 9조4000억원에 달한다.

6~8월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공포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절정에 달했을 시기다. 특히 8월에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대북 리스크 등이 추가 악재로 작용하며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에 의한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4조2040억원어치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앞선 석 달에 비하면 9월은 여건이 좋았다.

9월15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18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미국 금리동결이라는 호재 덕분에 외국인들의 귀환이 시작되는 듯 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외국인들은 S&P의 신용등급 발표가 있었던 15일, 역대 두 번째로 길었던 29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끊고 '사자'로 돌아섰으나 이내 변심했다.

미국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18일까지 3거래일 동안만 순매수를 이어간 뒤 21일부터 매도우위에 섰다.

기관과 개인이 9월 중 각각 12거래일, 10거래일 순매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단 4거래일 순매수에 그친 외국인들은 철저하게 다른 길을 걸었다. 전문가들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두고 '종잡을 수 없다'고 표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9월30일 중국 증시의 국경절 휴장(10월1~7일까지)을 의식해 1475억원 순매수한 외국인은 10월 이후 또다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동결이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잇달아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 파악은 어려울 전망이다.

KR투자연구소 서상영 이사는 "연준이 금리 동결과 함께 10월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며 "글로벌 리스크 우려로 금리 인상을 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좋은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지현 연구원은 "국가신용등급 상향, 주가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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