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최대 80% 싸게 판다고?"…'기대반 걱정반'

"국내 유통업계가 대규모로 동시에 참여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백화점 관계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물량이나 할인율이 대단하다. 하지만 한국 블랙프라이데이는 기존 세일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40대 소비자)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1일부터 2주간 시작된다. 

불황에 소비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하기에는 품목이나 세일폭이 작아 생색내기에 그칠 것이라는 걱정도 많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이날부터 사상 최대의 할인 행사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한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유통가의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떠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다.

당초 이달 예정된 대규모 유통행사로는 8월부터 진행된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백화점 업계의 가을 정기 세일 정도였다. 

여기에 정부가 내수 진작 차원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추진키로 하면서 판이 커졌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인터넷쇼핑몰 등 총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가격 할인율도 기본 50%에서 최대 80%로 일반 세일행사보다 높다.

다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의 최대 할인율이 80%에 달하지만, 미끼 상품에만 국한돼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평소 인기 있었던 제품들이 대량 세일 품목에 이름을 올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비인기 제품만 크게 할인해 착시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하는 회사는 삼성 등 제조업체가 아닌 백화점 등 유통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제다. 제조업체가 행사에 참여할 경우 자사 제품을 원가로 유통업체에 공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유통업체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이번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기존 유통업계의 세일기간에 이름을 올렸던 의류와 마트업계의 10원 전쟁의 핵심이 됐던 생필품이 주를 이루기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직장인 김모(40)씨는 "안 그래도 백화점은 1년 중 100일 넘게 세일인데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품목들을 보니 실망스럽다"며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이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정기 세일과 차별성을 보여줘야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부가 행사를 급조해 업계에 참여를 요구하면서, 평소 진행된 행사를 이름만 '블랙프라이데이'로 규모를 부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은 연중 할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백화점 역시 매년 진행하는 '가을 정기세일'에 이름만 바꿨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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