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베, 취임 1천일 맞아 "아베노믹스 2단계" 선언 …WSJ, "전망 어두워"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21일 제 2차 내각 출범 이후 1000일을 맞아 "앞으로도 강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경제 최우선의 국정운영 결의를 다졌다. 

지난 19일 안보법안 강행 처리를 마친 뒤 아베 총리는 야마나시(山梨)현에서 골프를 즐기며 휴가를 보내고 있다. 21일 61세 생일을 맞은 아베 총리는 취임 1000일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일 매일 최선을 다했기에 순식간에 1000일을 맞았다. 앞으로도 하루 하루 소중하게, 최선을 다해 강한 경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22일 아사히(朝日)신문은, 아베 1차 내각인 2006~2007년의 기간까지 합치면, 아베 총리는 총 1366일 동안 총리직을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1일로 집권 여당인 자민당 총재 2기에 접어들어 아베 총리는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며 내년 여름 치러질 참의원 선거에 대비할 태세다.

아베 총리는 19일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로 지금 경제의 선순환이 시작됐다. 전국 방방곡곡에 지방 창생을 추진할 것이다. 아베노믹스 제2단계의 큰 주제다"라며 결의를 보였다.

아베는 2차 내각에서 디플레이션과 엔화 약세를 위해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설정하고 과감한 금융 완화를 단행했다. 8000엔대까지 떨어진 닛케이평균주가는 올해 4월 15년 만에 일시 2만엔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공이 아니냐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세계 경제학자들의 일본 경제에 대한 진단에 따르면 아베노믹스의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지난 16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S&P는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의문시하고 "경제가 향후 2~3년 안에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일본은행도 중국과 신흥국들의 경기 둔화로 일본 수출이 압박을 받아 올해 3분기 일본 산업 생산 전망치를 강등했다. 

최근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아베노믹스의 전망은 어둡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보도했다. 

"아베노믹스가 실패라고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다. 그러나 실패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일본 민간경제연구소 재팬매크로어드바이저의 오쿠보 다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2분기 일본 경제성장률은 -1.2%로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디플레이션을 근절하기 위해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했으나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15일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는 금융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에 미달할 경우 주저하지 않고 양적완화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 수입국인 일본에게는 호재가 됐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일본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물론 지난 3년간 성과도 있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아베 총리의 2차 내각 이후 80% 상승했다. 최근 중국발 주가 폭락에도 일본 기업의 순이익 증가로 일본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가 시작된 1990년대 초보다 근로자 수요도 증가했다. 

"아베노믹스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밝혔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도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의 세가지 활성화 방안인 '세 개의 화살'은 소비촉진과 기업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세 개의 화살은 '재정지출 확대', '금융정책을 통한 양적완화', '공격적인 성장전략 추진'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014년 10월 31일 이후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아베 내각은 추가 예산지원 없이는 이번 회계연도의 재정지출 삭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화살인도 특별한 성장전략을 찾지 못한 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경기 둔화가 예견되는 이런 상황에서 가계 소비나 기업 투자가 향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 소지쓰종합연구소의 요시자키 타쓰히코 수석 연구원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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