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언론 검열 등 통제에 여러차례 반기를 든 적이 있는 진보 언론사 신문이 전면 검은색 광고를 게재해 중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비판했다.
난팡미디어그룹 산하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는 지난 15일자 신문 뒷면 광고면에 온통 검은색 판면을 내보내 주목을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일부 중국 인권활동가들은 이 신문이 유엔이 정한 '세계 민주주의의 날'에 이런 특이한 광고를 내보낸 것을 주목하면서 중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과 항의의 암시라고 평가했다.
광저우의 인터넷 작가 쉬린(徐琳)은 "중국의 언론계 종사자들은 국제 민주주의의 날에 중국 인권과 민주화 등을 기사로 올리지는 못할 만큼 그 의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면서 "이 광고가 하필 국제 민주주의의 날에 맞춰 나온 것은 의도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언론의 행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그 다음날 이 신문은 '흑임자 죽'으로 유명한 광둥흑임자 죽 회사의 광고를 전면에 실었다.
또한 신문은 자신의 공식 웨이보를 통해 "전날 검은색 판면은 이 광고를 위한 티저광고"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관영 매체는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사람(반체제 인사)들이 근거 없는 것에 흥분했다"면서 "일반 사람이 흑임자 죽을 먹으면 건강해 지지만 문제 있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고, 이들이 엉망이 되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중국 다수 인권인사들은 이 언론의 그다음날 대처에 관련해 "당국의 강압조치에 좌절을 경험한 이 언론의 '자아 보호 조치'"라고 분석했다.
난팡두스바오는 2003년 중국 사스 사태, 허난(河南)성의 매혈로 인한 집단 에이즈 감염 사건 등 여러 가지 민감한 사안을 보도하다가 편집인이 해임되는 등 문책을 당한 적이 있다.
같은 그룹 주간지인 '난팡저우머(南方周末)' 편집국 일부 기자와 직원은 지난 2013년 1월 광둥성 선전부가 입헌정치 등이 담긴 신년호 사설을 수정해 발간하자 파업을 벌였고, 그 파장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