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엑소더스에 추락을 면치 못했던 국내 증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이 사라질 경우 신흥국 내에서도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한국이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는 217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전환했다.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5조5419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던 외국인들은 30거래일 만에 바이 코리아(Buy Korea) 돌아섰다.
최근 두 달간 한국은 주요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많은 외국인 자금을 잃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8주간 아시아 주요 7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131억4700만 달러(약 15조4000억원)다.
이 중 한국 증시에서만 52억2700만 달러(약 6조1200억원)가 증발했다. 주요 신흥국 총 주식유출 자금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유독 악재가 많았다. 지난 4월20일 2189.54로 고점을 찍은 코스피는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공포, 중국 경기 둔화 우려, 그리스 사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분기 어닝쇼크, 가뭄, 북한 포격 사태 등 대내외 악재들로 인해 1800선까지 주저앉았다.
'큰 손' 외국인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것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고난의 길을 걸어온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변화와 함께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이미 바닥을 찍은 한국 증시가 빠르게 외국인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A+→AA-)도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은 17일 "외국인 매수 전환은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임계치에 근접하면서 최근 매도 강도가 약화됐고, 9월 미국 금리인상 기대가 낮아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 재개 가능성이 부각되었으며, 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기타 신흥국 대비 한국 증시의 상대적 펀더멘탈 우위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FOMC 결과가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면 외국인 매수세 전환을 자신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S&P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통해 한국은 여타 신흥국을 압도하는 거시 건전성을 공인 받게 됐다"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 충격에 대한 완충과 함께 한국증시 안전지대 시각의 강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 신흥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선호도를 확보하게 됐다"며 "역사적 최하단 레벨까지 추락한 신흥국 주식형 펀드 내 한국비중 측면에선 경쟁국 비중축소에 따른 반사수혜의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