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野 밤샘 몸부림으로 아베 안보법 표결 저지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일본 국회에서는 안보관련법안의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처절한 몸부림이 계속됐다. 여당 측은 참의원 특별위원회에서 16일 밤 안보법안의 마무리 총괄 질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민주당 등 야당의 강한 반대로 열리지 못했다. 

NHK, 아사히(朝日)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여당 측은 이번 주 중 법안 성립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의 저항은 예상 이상으로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여당 측에서는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해 통과 시키는 '60일 룰'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초조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의원 특별 위원회는 16일 저녁부터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도 참석해 총괄 질의를 실시하는 것을 고노이케 요시타다(鴻池祥肇) 참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 위원장 직권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16일 밤 위원회실 주변에는 야당 의원들이 다수 몰려와 저항해 위원회가 열리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됐다. 여야는 17일 새벽까지 이사회를 열어 대응책을 협의했지만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았다. 

야당 측 여성 의원들의 처절한 몸부림도 동원됐다. 여성 의원들은 안보법안 저지를 총괄 질의가 열리지 못하도록 이사회실 앞을 꼼짝 않고 지켰다. 이에 여당 측 남성 의원이 저항하는 여성 의원을 내보내려고 하자 여성 의원은 "손대지 마라! 성희롱이다!"등을 외치며 격렬한 저항을 벌였다. 이에 야마자키 마사아키(山崎正昭) 참의원 의장이 여성 국회 경비 직원을 출동시켰으나, 야당 측은 "이런 때에 여자를 이용하지 마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이로 인해 고노이케 위원장은 17일 오전 8시 50분부터 이사회를 재개하는 것을 직권으로 정했다.

민주당 등은 중의원에 아베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법안 통과를 저지시킬 방침으로 여야당의 공방은 긴박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앞에서는 16일 오후 6시 반부터 집회가 시작됐다. 빗발이 강해지는 가운데 랜턴 등을 든 사람들이 "날치기 결사 반대", "지금 당장 폐기"등을 외치는 사람들 3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사람들이 모였다. 

시위장은 참가자들이 꼼짝 못할 정도로 혼잡을 이뤘다. 몰아치는 빗줄기에 흠뻑 젖은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일부는 오전 1시를 지나도 "폐기, 폐안", "강행 중단" 등을 계속 외쳤다. 

의사당 앞의 차도 양쪽에는 저녁부터 경찰 기동대 차량 수십 대가 나란히 차벽을 쳤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도 울렸으며, 경관과 참석자들이 몸 싸움도 벌어졌다. 경시청에 따르면 국회 주변에서는 항의 활동과 관련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13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바(千葉)현 나라시노(習志野)시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사토 하루게이(佐藤晴佳, 16)는 교복을 입고 참석해 항의 활동 모습을 휴대 전화로 촬영했다. 그는 "역사에 남는 순간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며 방과 후 부모님께 메모를 남기고 나왔다. 

회사원인 토다 히로미(戸田裕美)(42)는 7살 쌍둥이 딸과 함께 참석해 "헌법 9조 부수지 마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 단체 'SEALDs (쉴즈)'의 오쿠다 아이모토(奥田愛基)는 "이런 상황에서 표결을 실시한다고 하고 있지만, 어디를 보고 정치를 하나. 우리는 매우 화가 났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국회 앞 집회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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