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무서운 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28일 연속 순매도했다.
지난 2005년 9월22일부터 10월26일까지의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갈아 치우며 역대 2위에 올라선 상태다.
역대 최장 기록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2008년 6월9일부터 7월23일까지 33일 연속 순매도 한 것이다.
다음주 월요일인 21일까지 연속 순매도하면 '타이', 22일까지 계속 순매도하면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외국인이 28일 동안 순매도하면서 팔아치운 규모는 5조43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장 기록 33일 동안 팔아치운 금액 8조9834억원에 비해 강도는 다소 약한 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변화에 있어 미국 정책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6∼17일)를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잡고 있다.
외국인 엑소더스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글로벌 신흥시장 펀드에서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에 기인하는 만큼 FOMC를 계기로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패턴의 의미 있는 분기점은 9월 중순 FOMC가 될 것"이라며 "FOMC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도 "신흥국 자금 유출이 통계적인 정점에 근접하고 있다"며 "과거 패턴으로 볼 때 신흥국 자금 유출은 9월 중 클라이맥스를 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LIG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도 "고용을 비롯해 주요 경제지표가 확연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하고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9월 금리인상이 결정될 경우 신흥국자산 대비 달러자산의 우위가 더 본격화될 수 있어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 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게 되면 또다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대신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금리인상 이후 안도에 대한 기대는 지나친 낙관론에 근거한 것"이라며 "달러 약세 전환에 대한 기대는 무모한 역발상 논리다.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신흥국과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51%(9.91포인트) 떨어진 1931.46,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4%(6.99포인트) 떨어진 662.88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