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 사이 상장기업들의 투자액은 0.2% 감소한 반면 사내유보금은 15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지난 6년간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1835개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사내유보금이 2008년 326조원에서 지난해 845조원으로 158.6% 증가했다.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2008년 206조원에서 지난해 551조원으로 166.5% 늘었다. 작년 기준으로 2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전체의 65% 차지하는 셈이다.
개별기업으로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2008년 55조원에서 작년 169조원으로 6년동안 114조원(205%) 늘었다.
현대차는 11.8조원에서 54.6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23.5조→35.3조), 포스코(25.3조 →40.9조), 신한지주(6.2조→15.8조), 현대모비스(4.4조→22조) 등도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사 당기순이익은 2008년 39조원에서 지난해 83조9000원으로 115% 급증했다. 30대 기업 기준으로는 20조5000억원에서 60조4000억원으로 194%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상장사들의 투자는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사 투자는 2008년 11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12조2000억원으로 0.2%가량 감소했다. 30대 기업은 57조2000억원에서 62조8000억원으로 9.7% 증가했다.
상장사들의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상장사 직원 수는 2008년 114만여 명에서 올해 9월 150만여 명으로 31% 증가했다.
30대 기업의 상장사 직원은 2008년 32만8400여명에서 올해 9월 40만7600여명으로 2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역시 18.3% 느는 데 그쳐, 규모가 크고 돈 잘 버는 기업이 오히려 고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정규직 직원 고용은 대폭 늘어났다.
2010년 6만8909명이던 상장회사 비정규직 직원은 2015년 9월 현재 8만5284명으로 24% 증가했다. 30대 기업 비정규직은 13% 감소했으나 삼성전자는 110% 증가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5년 전 38명에서 9월 현재 4129명으로 폭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총 직원은 9203명 증가했는데, 채용의 44%를 비정규직으로 충원한 셈이다.
한편 법인세 실효세율은 급격히 낮아졌다. 상위 10대 기업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후 기준으로 2008년 18.7%에서 2014년 12.9%으로 하락했다.
특히 공제감면액은 2008년 1조 7788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 3조 602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현미 의원은 "막대한 부를 쌓아두고 고용은커녕 투자도 하지 않는 재벌·대기업에 정부의 세제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며 "재벌·대기업은 살찌고 나라 곳간은 비어가는 상황에서 사회적 기여가 없는 대기업 지원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2년 예산보다 많은 사내유보금을 꽁꽁 묶어두고 있는 대기업들이 인적·물적 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고용창출이 없다면 강력한 세율로 사회 환원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