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부의 구성원이 중국공산당의 합법성(정통성)에 대해 최초 언급해 주목했다.
11일 중국 신화왕에 따르면 사정 당국 사령탑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지난 9일 인민대회당에서 '2015 중국공산당과 세계대화' 포럼에 참석한 외국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집권당인 공산당의 합법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중국공산당은 혁명당에서 출발해 집권당이 됐고, 집권당 합법성 부재의 위기를 직면했지만 최고 지도부 일원이 합법성에 대한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졌다.
왕 서기는 "집권당의 사명에 따라 반드시 종엄치당(從嚴治黨 엄격한 당 관리)을 이뤄야 한다, 집권당이 국민에 대한 약속이 곧 사명이며 집권당은 스스로 엄격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엄치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이념으로 부상한 4개 전면(全面) 사상 중 하나다. 시진핑 체제는 출범 직후부터 사상 유래가 없는 반부패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또 "중국 공산당의 합법성의 근거는 역사에서 찾을 수 있으며 민심(民心)의 결정, 즉 중국 인민의 선택이 공산당의 합법성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서기는 "집권당이 국정을 잘 처리하는 지는 그 국민이 행복해하는지, 만족해하는지, 동의하는지 등을 봐야 한다"면서 "집권당은 반드시 국민을 대표해야 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며 '핵심적 가치관'을 수립하고 이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8~10일 '중국공산당과 세계의 대화'라는 이름의 국제적인 포럼을 최초 개최했다.
'종엄치당, 집권당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 타보 음베키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마시모 달레마 전 이탈리아 총리 등 국내외 인사 80여 명이 참석해 반부패, 청렴정치, 제도적 당관리, 세계적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중공은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며 장기간의 일당 독재를 강행하고 있다고 서방국의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이런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서방의 비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집권의 합리성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