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한 남성이 자신의 생일파티에 난민 수천 명을 초대했다.
아이테킨 일마제르라는 이 남성은 마케팅업에 종사하는 37세 오스트리아 남성으로, 9일(현지시간) 자신의 생일에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건너온 수천 명의 난민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나는 생일 때마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다" "올해는 3000명의 난민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 것이다"고 일마제르는 말했다.
이날 생일파티는 오스트리아 빈 남부의 트라이스키르헨 난민수용소 근처에 있는 터키 사원 앞에서 열렸다. 아무도 생일 축가를 부르지 않았고, 케이크도 선물도 없었지만, 난민들은 모처럼만에 먹는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이 음식과 난민캠프의 음식이요?" "비교가 안 되지요"라고 남편과 함께 오스트리아로 건너온 시리아 출신의 난민 여성은 말했다. "정말 특별한 밤이에요"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저녁을 먹기 위해 난민들은 배식을 하는 자원봉사자 앞에 줄지어 늘어섰다. 콩 수프, 밥, 야채, 그리고 양고기 스튜 등이 나왔다.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양고기 스튜였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잼이 들어 있는 도넛이나 바나나 등이 인기가 좋았다. 조그마한 손으로 입가를 닦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번졌다.
4000명 가량 되는 난민수용소에 거주하고 있는 난민 모두가 생일파티에 참석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터키 사원 앞 간이 천막에 차려진 테이블은 순식간에 난민들로 가득 찼다. 여러 언어들로 떠드는 소리가 왁자하게 사원 앞을 가득 채웠다.
생일파티의 주인공인 일마제르는 "난민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하자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고 말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난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실천했을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처음 생일파티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을 때에는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일마제르는 말했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쓰고 헝가리를 거쳐 열차를 타고 오스트리아로 건너오는 난민들을 돕자는 목소리가 오스트리아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그의 생일파티를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손님들로부터 생일선물을 못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일마제르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친구들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서 파티를 열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식탁을 차렸다.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 다양한 난민들의 언어를 통역해주는 봉사자들도 있었다.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해주는 봉사자도 있었다"며 그는 공을 자원봉사자와 친구들에게 돌렸다.
이날 설거지 자원봉사를 한 시몬 레한(20)은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