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장세를 보이던 중국 증시가 '전승절 연휴' 덕분에 한 숨 돌렸다.
7일 9시30분(한국시간 10시30분) 개장을 앞두고 전 세계 주식시장의 관심이 다시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휴 직전일인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3160.17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12일 5178.19로 최고점을 찍은 상하이지수는 약 2개월 새 38.97%의 무서운 하락률을 보이며 30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 등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며 증시 안정화를 꾀했지만, 시장은 연일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전문가들의 예측도 무의미한 수준이다.
중국 증시가 요동치자 전 세계 주식시장도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도 연일 중국 증시의 눈치를 봐야했다.
전승절 기념행사와 주말이 겹치며 중국 주식시장이 4일 동안 휴장했다. 하루하루가 공포 그 자체였던 글로벌 주식시장도 재정비를 위한 소중한 휴식기를 가졌다.
다시 문을 여는 중국 증시의 흐름은 향후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7일 상하이지수 성적표가 중요한 이유다.
중국 정부는 자국 주식 시장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인민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앞선 3~6월 중국증시에 거품이 쌓이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70%까지 올랐지만 세 차례의 파동을 거치며 거품이 크게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위안화 환율이 이미 안정추세에 들어섰고, 증시 조정도 마무리단계에 왔다"며 "조만간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주쥔 인민은행 국제국장은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조만간 잦아들 것"이라며 "증시의 레버리지(차입투자)가 상당한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상존한 만큼 추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 따라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BNK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이번주 중국의 8월 수출입과 물가지표 등이 발표된다"며 "수출입 증가율은 7월 보다 소폭 개선될 전망이나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이고, 물가 역시 마이너스 생산자물가가 지속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 "각종 경제 지표 부진이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한편 중국 정책당국의 추가 부양에 대한 가능성이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IG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확고한 만큼 8월과 같은 증시 급락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기 둔화와 추가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에 대한 우려감 등이 남아있는 만큼 급격한 반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조만간 발표될 경제지표들로 인해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증권사에서 조성한 증시안정기금 덕분에 시장의 변동성은 크지 않겠지만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지수는 박스권 내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