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식어가는 中경제, 세계 경제위기로 번질까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축 역할을 해온 중국이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G2'(Group of 2) 중국이 주저앉을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 역시 또 다른 경제위기를 맞거나, 장기 침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기존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지 21세기경제보도는 지난 21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가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 당시의 7.0%에서 6.5%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8%로 예상하고 있다. 더 이상 7%대 성장은 어렵다는 평가다.

중국은 앞서 2011년 9.3%, 2012년 7.7%, 2013년 7.7%, 2014년 7.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7.0% 안팎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중국발 악재에 출렁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며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전 세계 주가는 전주말 대비 2.9% 하락했다. 코스피는 3.5%, 미국 다우지수는 2.8% 빠졌고 신흥국주가는 지난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인 3.1% 추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극약처방에도 무려 7.6%나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성장 동력이 떨어짐에 따라 세계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성장률이 함께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87달러(2.1%) 급락한 40.45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 때는 WTI 가격이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때문이다. 중국의 석유 소비는 줄어드는데 산유국들의 생산량은 증가하며 국제 유가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상태다.

나라 살림에서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다른 원자재 수출국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이 수입을 줄이자 브라질, 남아공, 호주 등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원자재 산업 비중이 높아 타격이 더 크다.

국제금융센터 김권식 연구원은 "브라질은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로 경제규모대비 재정적자가 작년 5.3%에서 금년 6.2%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 "브라질은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치를 금년 국내총생산(GDP)의 1.1%에서 0.2%로, 내년은 2.0%에서 0.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브라질 재정수지 악화는 중남미 전체의 재정건전성 불안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중진국 함정 위기가 세계경제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시티그룹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1%로 내렸다. 무디스는 역시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경기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크게 흔들리자 경제 연구 기관들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월 중국의 카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약 77개월 만에 가장 낮은 47.1을 기록했다. 각종 부양책 시행 후 나온 결과이기에 충격은 더 크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중국팀장은 "부동산시장은 회복됐지만 대내외 수요 저조로 인해 위안화절하의 효과가 제한되고 있다"며 "수출의 경기 견인력도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 돼 당분간 해외자금의 유출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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