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4.4% 절하된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 절하가 국내 기업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수출 파급영향' 보고서를 통해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수출이 약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소재·부품 등 중간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 증가가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과 반대다.
홍 연구위원은 "중국이 가공무역을 축소하는 등 중간재 자급률을 향상시키고 있어 중국의 수출 증가로 인한 한국의 대 중국 수출 증가의 긍정적 파급경로는 예전에 비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공무역 축소 등에 따라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지난 2000년 64.4%에서 작년 49.8%까지 줄었다.
반면 한국의 대(對) 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3년 기준 7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한·중 경합 업종 중심으로 한국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최근 4년간 3.0%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중국의 지난 2010년 10.3%에서 지난해 12.4%로 지속 성장 중이어서 '중국 수출 증가→한국 수출 증가'라는 옛날 공식을 그대로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엔화 약세에 더해 위안화까지 약세를 보일 경우, 환율 측면에서 국내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계 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원·위안 환율 5% 하락 시 기계업종의 수출이 5.5%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고, 이어 석유화학(-3.7%), 철강(-2.5%), 자동차(-1.9%), IT(-0.3%)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연구위원은 "윈·위안 환율 추가 급락을 방지하기 위해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과 시장 안정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