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미 달러에 대한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1.86% 높은 6.2298위안으로 고시했고, 12일에는 추가로 1.62% 올린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이틀간 3.51% 평가절하됐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수출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서는 부담인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인바운드(해외→국내)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업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화장품, 면세점, 여행 등 중국 인바운드 소비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향후 위안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될 경우,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중국인의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화장품의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도 겪고 있어 조정 압력에 가장 빨리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12일 주식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8.60% 떨어지는 등 화장품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코스맥스(-12.20%), 에이블씨엔씨(-6.10%), 토니모리(-7.13%), 제닉(-8.74%), 한국화장품(-9.36%), 코스온(-8.87%), 산성앨엔바이오(-8.77%) 등이 동반 폭락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도 "중국소비 변수를 대입해 성장성을 반영시키던 음식료, 화장품, 관광 등 분야는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광복 70 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여건이나 금융환경을 감안하면 축제를 할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성장정체가 고착화 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환율전쟁 확대가 자칫 한국경제가 정복당하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