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코스피 지수 흔들…"시총 상위 종목·대형주 약세 직격타"

코스피 2000선 위협…10일 장중 3시간 무너져

유가증권시장의 흐름을 수치로 보여주는 코스피 지수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3시간가량 2000선이 무너진 뒤 회복, 전 거래일보다 0.35% 하락한 2003.17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 증가와 함께 최근 유가증권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기·전자, 자동차 등 수출 관련 업종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지수가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일 종가보다 0.09% 하락한 2008.44로 출발한 뒤 오전 9시33분부터 오후 12시37분까지 약 3시간 동안 2000선 아래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낙폭을 줄이며 가까스로 2000선을 지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과 대형주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시총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는 만큼 비중이 큰 대형주의 주가 하락은 코스피 지수에 직격탄이 된다는 것이다.

현행 코스피 지수는 지난 1980년 1월4일 시가총액을 100으로 두고 현재 시총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10초 단위로 산출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의 전체 시총이 증가하면 코스피 지수도 상승, 시총이 줄면 지수도 하락하게 된다.

특히 시총 비중이 큰 종목들의 경우 주가 등락이 지수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7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은 1256조64억원을 기록했다.

7일 기준 발행 총수 1억주인 주가 1만원짜리 주식이 하루 가격제한폭 수준인 30%까지 하락하더라도 코스피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0.48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1% 하락하는 것만으로도 코스피 지수는 2.68포인트 가까이 떨어진다.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시총 상위 종목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1일 129만1000원에서 이날 11.61% 내린 114만1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09%, 28.26% 떨어졌다. 삼성에스디에스는 15.24%, 현대모비스도 4.57% 하락했다.

10일 현재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삼성전자우 ▲현대모비스 ▲신한지주 등이다.

거래소 인덱스관리팀 관계자는 "전체 시총의 13% 정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변하면 그만큼 영향을 크게 받는다"이라며 "최근 대형주들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 아니었던 부분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총 상위 종목에 많이 포진된 자동차·전자, 반도체 등 경기에 민감하거나 수출 관련 업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들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의 상장 시가총액은 6월1일 299조4417억원에서 254조1727억원으로 45조원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운수장비와 철강·금속 업종의 시총도 122조668억원, 51조2129억원에서 108조6069억원, 44조2104억원으로 각각 22조원, 7조원 넘게 감소했다.

특히 최근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악화와 최근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자금 이탈 등이 이들 업종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조선 섹터 쇼크와 더불어 철강·자동차·건설 등 주요 경기 민감 수출주 실적이 부진한 모습"이라며 "대형주 위주의 주가 하락에 따라 코스피 약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 금리가 오르게 되면 상대적으로 성장성과 같은 미래 가치에 비중을 두는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는 줄고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비중을 늘렸다는 점을 들며 점차 지수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초부터 7월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대형주 순매수 규모를 8조5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73% 늘렸다. 

반면 이 기간 중형주와 소형주에 대해서는 각각 1조4754억원, 2318억원 줄이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유안타증권 민병규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가 시작된 6월 초와 비교하면 이들이 보유한 대형주 시총은 0.67%포인트, 중소형주는 1.3%포인트 감소했다"며 "금리가 오를 경우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미래 현금 흐름을 실현할 가능성이 큰 대형주 매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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