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반 토막' 난 그리스 주식 투자해볼까?

6일 기준 666.68…작년 3월18일 1369.56보다 두배 급락

직장인 김석희(38)씨는 최근 그리스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스 터진 후 주가가 '반 토막'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투자할 시기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역으로 투자 기회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실제 김씨 말고도 SNS를 통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리스 투자모임을 결성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그리스 증시는 지난 6일 기준으로 666.68로 장을 마쳤다. 고점이던 2014년 3월18일 1369.56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단순히 하락폭만 놓고 보면 매력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그리스 투자 어떻게?

그리스 주식을 사는 게 생각만큼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국내 주식거래와 마찬가지로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원화나 외화로 투자할 금액을 입금한 후 주문을 하면 된다. 

국내 주식거래와 다른 점은 원화로 입금했을 때 해외 현지거래를 위한 환전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전은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다만 그리스의 경우 HTS를 통한 온라인 주문은 불가능하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지역의 경우 증권사들이 비용 문제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화주문이나 지점방문 등 오프라인 주문을 통해서 그리스 주식을 살 수 있다. 

그리스 주식을 직접사는 방법 말고도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그리스 관련 ETF로는 'Global X FTSE Greece 20 ETF(GREK)'가 대표적이다. 

이 ETF는 아테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표종목 20개를 추종한다. 벤치마크 지수는 'FTSE/Athex 커스텀 캡드 인덱스(FTSE/ATHEX Custom Capped Index)'다. 다른 나라의 경우 2배수 추종, 역방향 ETF도 있지만 그리스의 경우 1배수 정방향 ETF만 있다. 

이 ETF의 주가는 지난해 25달러까지 올라간 적이 있지만 그리스 사태이후 줄곧 하락해 지금(7일 종가 기준)은 9.55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미국에서 발행한 그리스 주식 관련 증권(ADR)을 매매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그리스 주식관련 증권으로는 그리스 4대 대형 은행중 하나인 내셔널뱅크오브그리스 ADR이 있다.

◇그리스 투자 괜찮을까?

증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그리스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지만 그리스 경제가 회생 불가능한 파탄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도연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다른 나라로 번지지 않고 그리스 내에서 끝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 그리스 사태가 어느정도 정리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투자자들의 심리일 것"이라며 "하지만 그리스 국가 자체로 놓고보면 최악의 상황으로 진행될 여지가 얼마든지 남아 있기에 직접 그리스 시장에 투자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사태가 어느정도 정리된다는 판단에서 투자하고자 한다면 그리스 보다는 유럽에 있는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방법이 나아보인다"며 "펀더멘털은 양호하면서 그리스 사태 때문에 어이없이 주가가 떨어진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5주만에 재개장한 그리스 증시는 여전히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불안정한 정국과 구제금융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라 당분간 증시가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실제 그리스 투자에 나선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미국시장에 상장된 그리스 관련 ETF의 거래량이 특별히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관계자도 "최근 한 달 동안 그리스 주식을 거래한 건수는 단 2건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