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 순위 4위, 한국보다 약 9배 큰 면적. 올해 출범할 아세안(ASEAN) 경제 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1만7508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면적 기준으로 세계 15위, 인구 규모는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4위에 이르는 대표적인 자원 강국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지난해 7월 기준 2억5360만명이다. 반면 자본시장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 규모는 0.2% 수준인 약 50만명에 그쳐 앞으로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은 대표적인 이머징 마켓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증시 규모는 3743억1000달러, 연간 평균 성장률은 16% 수준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3년 미국 테이퍼링(양적 완화 종료) 때 흔들린 것을 제외하고 점차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 인도네시아는 올 연말 이후 아세안 경제공동체를 주도하며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과거 '블록(Block)' 형태의 경제 생태계를 조성, 동남아시아 자본시장의 동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앞으로 자본시장이 활성화하며 투자자가 급증하는 '퀀텀 점프(Quantum Jump)'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흐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거래소(IDX)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간접투자를 적극 활성화해 잠재적 투자자인 대학생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며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이) 한국의 1980년대와 상황이 비슷하다고 보고 어떤 식으로 상장사와 투자자 수를 늘릴 것인지를 벤치마킹 하고자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에서는 주요 산업인 농업과 광업이 아닌 금융, 소비재 관련 업종이 주로 거래된다.
인도네시아 시장 거래 종목별로는 금융 업종이 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비재는 21%, 인프라 관련 업종이 13.2%로 뒤를 잇는다.
시가총액 상위기업에는 독일, 싱가포르 등 외국계 기업이 다수, 업종별로는 담배 회사와 은행, 소비재 관련 기업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이 본격적인 확대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성장의 걸림돌로는 은행 위주의 금융 산업, 금산 분리 문제, 취약한 금융 인프라 등이 제기된다.
인도네시아에는 대기업 소유 은행·증권사들이 산재해 있고 은행별로 서로 시스템 호환이 이뤄지지 않아 송금이 지연되는 경우도 잦은 편이다.
또 부동산 시장이 강세인 가운데 10%대 예금 금리 속에 자본시장으로 개인 투자 자금이 들어올 요인이 적다는 점, 투자 여력이 중산층이 약하다는 점도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또 외국인 주도의 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에서 매매되는 주식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는 64.35%에 달한다.
앞으로 미국 금리를 인상 이후 신흥국 경기 압박 흐름 속에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약세가 이어지며 기업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지난해 10월 조코 위도도 정권 출범 이후 시장에 퍼졌던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난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4.7%, 4.6% 수준으로 저조하게 나타나며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KDB대우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안두상 이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증시는 현재 유동성 적고 상·하한가가 1년에 한두 번 나올 만큼 변동성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나 금융 당국에서도 증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은행보다 적은 데다 금융 전산망도 취약해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