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향후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내들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3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그는 이날 일본으로 출국한 뒤 롯데 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윤사 지분 20%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어머니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를 만나 본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김포공항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신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 뿐이었다. 조씨는 남편없이 홀로 일본으로 출국했으며 이날 오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신 전 부회장이 아내인 조씨를 먼저 일본에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의도에 무게가 쏠린다.
자신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자 거처인 롯데호텔 34층에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머물며 반(反) 신동주 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이 이날 한국으로 귀국한 직후 신 총괄회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신 전 부회장이 현장에 있었지만 신동빈 회장과는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아내인 조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조씨는 일본으로 건너가 어머니인 시게미스 하츠코 여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역할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 남편을 대신해 광윤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 총괄회장 측 사람과 우리사주 관계자들과의 접촉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신 전 부회장측은 한국에 며칠 더 머물며 본격적인 언론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국내 언론을 통해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담긴 임명서와 해임지시서를 공개했으며 신동빈 회장을 해임했다는 내용이 담긴 아버지의 육성파일을 공개했다.
상법에 근거해볼 때 신 전 부회장이 공해한 임명서, 해임지시서 등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파장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언론 플레이를 통해 롯데의 후계자는 신동빈이라는 공식이 최근 무색해졌으며 동생 신동빈으로 하여금 주주총회에 대비해 일본에서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도록 강제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신 전 부회장의 언론 플레이가 롯데를 장악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에게도 위기감을 가져다 줬다고 볼 수 있다.
추가적인 자료 공개 여부 등은 현재까지 알 수 없는 상태지만 향후 언제든 신 총괄회장의 모습 등이 담긴 영상 공개로 아우인 신동빈 회장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가능성이지만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을 대변인 격으로 내세워 국내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전하면서 일본 측 주주들과의 연락에 집중할 공산도 크다.
현재 신 사장은 지난 3일에도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왔으나 신 총괄회장이 만남을 거부했다고 언론에 전달하는 등 대언론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어가 서툰 신 전 부회장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보다 신 사장이 신 총괄회장의 의중 등을 전하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을 수 있다.
특히 한국어를 못하는 신 전 부회장의 모습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향후 대언론 창구는 신 사장이 도맡을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지지세력 결집에 힘을 쏟을 수 있다.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 신 전 부회장이 일본으로 출국을 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현재까지는 신동빈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당분간은 한국에 머물며 아버지 신 총괄회장 곁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 전 부사장이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고 '공성'에 성공할 지 아니면 아우인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수성'에 성공할 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