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독촉 전화를 하다 보면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어디서 얼마나 빌렸는지도 모르는 20대가 많으니까요. 저희 보고 확실하게 하자며 계약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고, 또 빌려놓고 빌린적 없다면서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죠. 채무자가 번호를 주면서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말고 우리 엄마한테 말해서 받아가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B대부업체 관계자)
#3. 20대요? 연예인 아니면 운동선수, 이런 사람들 아니면 돈을 잘 안 갚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사람들이 수군댄다고 하더라고요. 뚜렷하게 직장이 있거나 정말 급해서 찾아왔다는 게 느껴지는 청년들을 제외하고는 저희도 대출을 실행하면서 걱정을 많이 합니다. (C대부업체 관계자)
국내 다중채무자 가운데 20대의 부실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란 은행이나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 등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다. 다중채무자 부실률은 세 곳이상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 중 90일 이상 연체한 경험이 있는 경우다.
5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다중채무자 부실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어선다.
20대 다중채무자연체율은 12.2%다. 30대의 경우 7.8%, 40대는 6.5%다. 나머지 연령대는 5% 수준이다.
금융권은 소득이 없는 20대가 은행을 통해 처음 대출을 받은 이후 상환하지 못하고 점점 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곳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20대 신용대출 가운데 34%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은행의 경우 담보나 소득이 반드시 증빙돼야 하지만 제2금융권의 경우 진입 장벽이 낮고 편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을 위해 필요한 서류도 많고 진행 과정도 복잡하다"며 "은행에서 대출에 실패한 사람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곳으로 넘어가 쉽게 대출 받기 시작하면 다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문직이거나 좋은 직장에 다니는 20대가 은행으로 가지 왜 제2금융권을 찾겠느냐"며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젊은층들은 100만원을 연 20%이자로 빌릴 경우 120만원을 갚다고 보기 보다 '월 10만원씩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가 빚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