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실적, 비은행 계열이 갈랐다

신한>국민>하나>농협 순... 저금리에 영향력 작아지는 은행

올해 상반기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그룹의 실적이 작년보다 성장했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작년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따른 일회성 수익이 발생해 실적이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모든 금융지주의 실적이 올라갔다. 

다만 사상 최저금리 기조로 그동안 금융지주의 실적을 떠받쳐온 은행권의 수익성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금융지주의 실적을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29일 각 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1조284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작년 상반기(1조1360억원)보다 13% 늘며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조원대의 수익을 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을 제치고 실적 1위에 등극했던 KB금융지주는 2분기에 희망퇴직 시행에 따른 비용이 발생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 7515억원보다 25.7% 늘어난 944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1위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작년 3845억원에서 올해 3395억원으로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올 상반기 중 74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작년 같은 기간(1384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NH농협금융지주은 올해 상반기 43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작년 동기(5250억원)보다 수익이 16.8% 감소했다. 다만 작년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따른 일회성 염가매수차익 3655억원을 빼면, 실제로는 17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지주를 대표해 온 각 그룹 은행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앞으로가 문제다.

지난해 8월 이후 한국은행의 4차례 기준금리 인하(연 2.5%→연 1.50%)되면서 변동금리 대출의 시장금리가 즉각 반영되며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까지는 저금리 기조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이 꾸준하게 늘면서 은행권 수익 방어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정부가 가계대출의 속도조절에 나선 만큼 향후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금융지주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 기준 1위를 차지한 신한금융의 경우 상반기 실적의 1등 공신은 은행이 아닌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 제주은행 등 은행부문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작년 7868억원에서 7623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순이자마진(NIM)도 1분기 1.58%에서 1.50%로 주저앉았다.

은행부문의 순이익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69.3%)보다 9.9%포인트 감소한 59.4%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KB국민카드의 부진을 국민은행에서 메우며 성장세를 이끌어냈지만 이자수익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카드는 작년에 발생한 전산사고의 여파로 순이익이 1890억원에서 1690억원으로 10.6% 감소하는 등 부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5320억원에 7300억원으로 37.2% 증가하며 지주의 실적 성장에 보탬이 됐다.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9%에서 71%로 2%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2분기 1.82%에서 3분기 1.85%로 올랐다가 하향세를 지속, 올해 1분기 1.72%로 주저앉았고 2분기에도 1.61%로 내림세다. 국민은행의 순이자이익도 작년 상반기 2조4506억원에서 올해 2조3613억원으로 3.6%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마찬가지. 하나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상승률은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거뒀지만 은행 부문의 실적이 부진해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5565억원에서 올해 5606억원으로 0.7%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고 외환은행의 순이익이 같은 기간 3195억원에서 2313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순이자마진이 1.37%로 업계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4.1% 성장한 것을 비롯해 하나카드(254.8%), 하나생명(265.0%), 하나저축은행(122.6%) 등의 계열의 성장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이익 3008억원을 기록해 2008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상반기 당기순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 1203억원 대비 150%의 가파른 성장이다. 

작년 상반기보다 이자이익이 2조623억원에서 2조922억원으로 1.4% 증가했다. NH농협금융의 순이익에서 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8.8%다.

다만 은행 다음으로 수익을 많이 내는 NH투자증권이 1분기 844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2분기에는 733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아직까지 비은행계열의 성장세가 미약한 편이어서 향후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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