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는 없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열린 '2015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리카르도 포웰(196.2㎝)이 2라운드 6순위(전체 16순위)로 전주 KCC의 지명을 받았다.
포웰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전자랜드의 돌풍을 이끌었던 주인공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순위에 선택을 받았다.
이번 시즌부터 의무적으로 단신 선수(193㎝ 이하) 1명을 보유해야 하는 규정이 생겨 포웰 입장에선 손해를 본 셈이다. 193㎝를 넘어 장신으로 분류됨에도 빅맨 타입이 아닌 경우에는 구단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서울 SK의 간판 애런 헤인즈(199㎝)가 7순위로 고양 오리온스에 간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제도 변경이 없었다면 헤인즈와 포웰 모두 상위 지명을 노려볼 검증된 자원들이다.
예상대로 전자랜드는 3순위 지명권을 얻었지만 포웰을 선택하지 않았다. 안드레 스미스(198.2㎝)를 지명했다. 골밑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포웰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드래프트 이후에 대화를 나누며 정을 확인했다.
포웰은 "유 감독이 나를 그리워 할 것이다"고 농을 던지며 "유 감독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에게 '축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규정이 바뀌었지만 나를 믿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월봉이 깎이고, 출전시간이 줄어들어도)돈보다는 농구가 가장 중요하다. 팀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출전시간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프로선수"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둥지를 틀 KCC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KCC는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태풍, 김태술이 새로 합류했기 때문에 더 좋은 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안드레 에밋, 하승진 등과 함께 뛰어서 굉장히 좋을 것 같다"며 "에밋과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여러 국가에서 프로 경력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빨리 적응하고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KCC는 5순위에서 단신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힌 안드레 에밋(191㎝)을 뽑았다. 1라운드 10명 중 유일한 단신 선수다.
추승균 KCC 감독은 "어차피 1라운드는 작은 선수로 뽑을 생각이었다"며 "우리 순번에서는 포웰이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 뽑았다. 농구를 잘 아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전체 1순위는 울산 모비스의 사상 첫 3연패를 이끈 리카르도 라틀리프(199.2㎝)로 서울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