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인상을 언급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환율이 상승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다소 출렁였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번 발언이 '매파적(긴축 선호)'이긴 했지만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어서 큰 후폭풍이 일지는 않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1143.6원)보다 3.9원 오른 1147.5원에 출발했다. 미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옐런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의 하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경제 상황이 현재의 기대와 같이 전개되면 연내 어느 시점에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는 데에 적절한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금리인상 횟수는 '2회 이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이 없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따로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전망되고 있는 9월과 12월 이외에도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는 7월과 9월, 10월과,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은 9월과 12월 회의 이후에만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7월과 10월에도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기대감을 높이면서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때문에 엔·달러 환율도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이 이뤄졌다. 엔·달러 환율은 현재 123.90엔대로 올라서며 달러 대비 엔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그리스 그렉시트나 중국 증시 폭락 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가장 크다"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연준 의장이 올해 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자금 유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재정·통화 당국은 우리나라의 경우 거시경제 여건과 외환건전성 측면에서 신흥국과 달리 자금 유출 위험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많지만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이를 잘 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정하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