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삼성 합병 놓고 막판 장외 찬반 대결도 뜨거워

합병 반대 소액주주연대, "국민연금 찬성, 국익에 합당한지 의문" "삼성물산 합병 강행은 배임행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위한 삼성물산의 임시주총을 사흘 앞둔 14일 이를 둘러싼 찬반 대결이 장외에서도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는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이날 오후 국민연금을 직접 방문해 항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에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국익이라는 것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오히려 12만명의 소액주주와 각 국내기관들,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약 45% 대부분을 재벌총수일가에 귀속시키는 일이 과연 국익을 위하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문기구의 반대권고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국가기관인 국민연금이 어떠한 합리적 근거도 없이 합병에 무작정 찬성을 하게 된다면, 약 33% 달하는 외국투자자들이 ISD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게된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손실은 온전히 국민들의 2차 피해로 돌아올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삼성 측을 향해서도 "국내법상 합병비율이 1:0.35가 될 수 밖에 없었다면 경영진들은 이런 계약을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 합병을 강행한 것은 명백한 배임행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엘리엇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 공세에 나섰음에도 정의의 사도 행세를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신 교수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찬반 의견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엘리엇 식으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기본에는 한국 주식시장을 다 바보든지 주가를 조작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이상한 판단이 깔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엘리엇이) 자산만 놓고 (삼성물산이) 저평가 상태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주식시장의 생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주가라는 것은 자산도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성, 성장성, 그 다음에 경제 전반적인 환경, 이런 것들이 다 종합적으로 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총수일가의 경영승계로 보기 때문에 국민들의 반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총수일가의 경영승계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면 처음부터 삼성 주식을 사지 말아야 한다"며 "정말 경영승계에 대해서 반대를 한다면 사회운동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왜 삼성 주식을 사고 3세 경영을 비판을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엘리엇은) 삼성의 경영승계 윤곽이 드러난 올해 3월부터 삼성물산 주식 매집을 시작했다"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자기 돈 벌기 위해서 이렇게 한다고 얘기를 해야지 왜 국민들의 반재벌 정서를 얘기하면서 자기들이 정의의 사도인것 처럼 행세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합병이 무산될 경우 피해는 일반 주주에 돌아갈 가능성이 큰 반면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헤지펀드가 이미 삼성물산 주가 하락 대비책을 마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합병이 부결되면 삼성물산 주가가 기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헤지펀드는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는) 주가 상승 시 주식 공매도나 삼성물산 주식선물매도를 통한 이익 확정을 해뒀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주가 급락이 있더라도 충분히 손실을 입지 않거나 추가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해야지만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인 일반 주주와는 다르게 이익의 방향성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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