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인 올해 대일본 과거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중국 유력 언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악몽같은 삶을 집중조명했다.
중국 관영 파즈완바오(法制晩報)는 7일 특별 기사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의 비극을 전하면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우리에게 시간이 치유할 수 없는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언론은 지난 2001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피해 소송을 제기했던 하이난다오(海南島) 위안부 피해자 8명 가운데 2명만 남았고, 올해 88세 동갑인 황유량(黃有良)과 천야볜(陣亞扁) 할머니는 비슷한 고통의 경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군이 하이난다오섬을 강점했던 지난 1941년 11월 당시 14살이던 황 할머니는 농사일을 거들고 있던 도중 일본 군인의 눈에 띄여 강간당했고, 위안부로 끌려갔다.
일본의 패망과 함께 황 할머니는 살아남았지만 악몽은 지금까지 지속됐다.
귀향 후 황 할머니가 위안부로 끌려갔다 왔다는 사실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황 할머니를 멸시했고, 그 자손까지 멸시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또 한 명의 위안부 피해자인 천 할머니 역시 14살 때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간 뒤 3년 간 고된 노동과 성 노예 생활에 시달려야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일본군의 손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마을 사람들부터 차별과 조소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퇴역 군인과 결혼한 천 할머니 역시 자궁변형으로 8차례 사산을 경험했고, 9번째 임신을 통해 겨우 딸 한 명을 출산할 수 있었다.
최근 수년 간 중국이 대일 공세를 펼쳐오면서 항일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브라운관을 장악한 가운데 이들 피해자 할머니들은 악몽같은 과거가 떠올라 이런 드라마를 본 적이 없었다.
한편 천 할머니를 포함한 8명의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해주고, 한 명당 2300만엔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소송은 지난 10년 간에 걸쳐 소송과 기각이 반복됐다. 그러나 일본 법원은 "가해 사실은 인정하지만 개인이 국가를 기소할 권리가 없다"면서 판결하면서 피해자 할머니는 최종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