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중국 '기침' 한국엔 '몸살'…韓해외주식형 펀드 39% 중국 몰려있어

요동치는 중국 상황에 국내 증시도 롤러코스터 장세

중국이 한국 경제를 뒤흔드는 폭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12일 최고점(5166.35)을 찍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전일(8일) 3507.19로 장을 마쳤다. 약 한 달 새 주가가 39.61%나 폭락했다. 

국내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040.37) 대비 24.08포인트(1.18%) 내린 2016.21, 코스닥 지수는 3.42포인트(0.47%) 떨어진 726.22로 각각 마감했다. 

경제는 얽혀있다. 중국발 악재가 단순히 국내 증시 하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펀드평가기관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중국 펀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7조3892억원이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규모의 39%에 해당한다. 

중국 증시 폭락으로 국내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일 기준 중국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단 1주일 사이 4% 이상 하락했다. 중국 투자 펀드 181개 중 1주일간 수익률이 오른 상품은 단 4개뿐이다.

1개월 단위로 보면 피해는 더 크다. 지난달 7일부터 한 달 간 중국 펀드 수익률의 평균 하락률은 16.17%에 달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9일 중국 증시는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2.14포인트(5.76%) 상승한 3709.33에 마감됐다. 

덕분에 코스피는 이날 0.58% 오른 2027.81에 장을 닫았다. 5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코스닥은 0.03% 내린 726.01에 머물렀지만 앞선 3거래일에 비해 낙폭을 줄이며 상승 전환을 준비했다. 

증시 붕괴 우려는 한풀 꺾였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최근 중국 상황을 보면 주가가 언제 또 요동칠지 알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인위적으로 증시를 부풀렸다. 

신용거래 보증금 비율과 만기기한 등의 규제를 풀었고 거래세율을 낮췄다. 인민은행도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중기유동성지원(MLF)과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 등을 발행하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과도한 신용거래의 후유증이 최근 '거품 빠짐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추가 증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계획경제(경제 활동이 중앙 정부의 통제에 의해 이뤄지는 체제) 국가인 중국에서 정부의 통제마저 힘을 쓰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있는 게 없다. 최근 중국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이유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한국과 중국 경제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이 휘청하면 한국도 흔들린다. 중국 증시 하락은 곧바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이는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 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우리 수출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센터장은 "중국 증시가 흔들리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이머징마켓 전체에서 돈을 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현재 상황이라면 대표적인 이머징마켓인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B대우증권 고승희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에서 약 3000조원 정도가 증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이정도 수준이면 중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이 그리스보다 더 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해외 주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특히 한국이나 대만은 가장 큰 피해국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손소현 연구원은 "중국이나 그리스발 악재 등으로 인해 오는 9월 초반까지는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며 "9월을 미국기준금리인상 시점 전까지는 '쉬어가는 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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