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오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6조9000억원을 공시했다. 이는 금융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지난달 말 집계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 7조110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일찌감치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당초 증권가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3000억원이었으나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일부 증권사는 6조 중반대로 수정하는 등 어두운 전망으로 바뀌고 있다.
현대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의 판매 부진으로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을 시현했다"며 "잠정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7조1000억원에 미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도 감익이 불가피하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KB투자증권 이가근 연구원은 "갤럭시S6 출하량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휴대폰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이는 다음 분기 실적 전망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갤럭시S 시리즈는 아이폰6에 완전히 밀렸고, 중저가 그룹에서는 중
국 업체들 틈바구니에서 '원 오브 뎀'(여럿 중 하나)이 되어가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갤럭시 S6의 출시 초기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중저가 스마트폰 역시 특별한 모멘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6조7400억원을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 우려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 브랜드 프리미엄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며 실적 전망 하향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67만원에서 157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175만원→160만원)과 미래에셋증권(160만원→155만원), 하이투자증권(170만원→160만원), 유진투자증권(185만원→170만원), 이베스트증권(185만원→175만원) 등도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해선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분석하면서 현재 수준인 120~130만원대에서 횡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투자증권 이가근 연구원은 "낙관할 수 없는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 상황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기에는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당분간 삼성전가 주가의 본격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 1.16배로 역사적 최저 배수인 1.13배 (120만원)에 근접해 있어 추가적인 주가의 급락 역시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