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국가채무상환제와 세대별 독립채산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부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함으로써 부채 부담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국가채무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 세대가 부담해야 할 빚이 지금보다 늘어나지 않도록 국가채무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570조원으로 GDP 대비 35.7%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또 "세대별 독립채산제로 각 세대가 스스로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4대 연금 평균 수익비는 2.58(1990년대 가입 30년 납부)로 100만원을 내면 258만원을 가져간다. 나머지 158만원은 다음 세대로 전가된다.
이 부회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든든한 노후(연금)를 보장받지만, 자녀 세대는 세금처럼 연금을 내면서 자신이 낸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한다"며 "앞으로 받을 연금을 미래 세대에 넘기지 말고 자기 세대가 낸 만큼만 받아가는 세대별 자기 책임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세대 간 사회적 책임'(ISR: Intergenerational 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했다. ISR은 현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지속적 성장으로 안정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경제적·사회적 책무를 가리킨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를 기준으로 부모세대(1930~1940년 출생)와 자녀세대(1979~1992년 출생)로 나눠 ISR을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와 자녀세대의 출생연도는 통계청 기준을 따랐다. 부모세대는 두 세대의 나이 차(25년)이를 고려해 설정했다.
이 부회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졸업만 하면 취업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높은 성장률 덕분에 임금도 많이 오르고 금리도 높았다. 대출로 집을 장만하면 집값이 크게 올라 자산형성이 쉬웠다"면서 "그러나 자녀세대는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인 데다 낮은 성장률로 월급도 오르지 않고 집을 사도 집값 하락을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녀 세대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신사업 육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항공우주, 식약품, 실버산업 등 국내에서 활성화가 안 된 새로운 산업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며 "특히 원격진료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 기존세대가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일자리가 생기는 영역에서의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OECE 평균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면 30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임금피크제 도입의 확산도 촉구했다. 그는 "정년연장에도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9.4%에 불과하다"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앞으로 5년간 31만 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 자녀세대 일자리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