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엔低에 발목잡힌 국내증시…"900원대 익숙해져야"

연초부터 환율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의 엔저(低)와 원고(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코스피 지수는 개장 첫날인 지난 2일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엔 아래로 무너지면서 2.2% 폭락한데 이어 3일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엔 환율은 3일 전 거래일보다 7.1원 오른 1004.58원에 출발, 1000원대를 가까스로 회복한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들은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선으로 고착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본 소비세 인상 이후 엔화 약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高+엔低…"900원에 익숙해져야"

KB투자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환율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화 강세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경험적으로도 위안화 환율이 1% 절상되면 원화 환율은 약 1.2% 절상됐다"고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 강세가 심상치 않고, 국내 원화 환율이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7월 이후 위안화와 원화의 상관계수는 약 0.7~0.8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화에 대해서는 "엔·달러 환율은 올해 달러당 연평균 106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엔화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1분기에 높을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확대, 일본 당국의 경기 부양 노력, 임금협상시기를 앞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자극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원·엔 환율은 추세적으로 100엔당 900원대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민경섭 연구원 역시 "이제 900원대 원·엔 환율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어차피 엔화는 약세, 원화는 강세라는 방향이 유지될 전망이라 올해에는 세 자릿수 원·엔 환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지난해 원·엔 환율은 연간 100엔당 230원이나 하락했지만 우려만큼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조금 더 하락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000원 내외에서 속도조절이 가능하겠지만 원화 강세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연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0원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日소비세 인상 후 숨고르기?…"최근 환율우려 과도해"

전문가들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 이후 엔저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최근 국내 증시의 환율 우려는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4월 소비세 인상 이후에는 엔화의 약세도 주춤해질 것"이라며 "일본의 지표들이 소비를 중심으로 일부 조정을 보일 수 있고, 에너지 등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도 있어 엔화의 약세 동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김재홍 연구원은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일본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빠른 엔저는 일본 수입물가 상승을 유발해 내수 회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일본 업체들이 환율 이득을 마케팅비용으로 충당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우려는 과도해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수출민감주로 분류되는 자동차 업종과 관련,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은 3·11 대지진 후 해외생산을 확대해 제한적인 환율 영향을 받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악화로 내년 판매 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내수시장도 소비세율 인상으로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면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을 확대하면서 환율의 영향을 적게 받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사업 계획상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수준인데 이는 시장의 우려보다 높게 잡은 환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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