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계가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호소문을 16일 발표했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메르스 확진자 154명, 사망자 19명, 격리자 5586명 등이다. 이중 확진자는 전날보다 4명, 사망자는 3명, 격리자는 370명 증가했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는 이날 메르스 확산에 대응해 물자·장비 구입, 의료진 파견 등에 필요한 505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투입키로 한 상태다.
특히 정부는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주의' 단계의 위기 경보를 발령한 상태로 실질적으로는 '경계' 이상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재설정한 메르스 사태 고비는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인 137번 감염자가 격리된 시점부터 2주 후인 오는 24일이다.
이 같은 정부의 행보와는 반대로 중소기업계는 이날 국민들을 향해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벗어나 건전한 소비와 적절한 여가선용 등 일상으로 돌아가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메르스로 인해) 음식점 매출이 감소하고, 문화·여가활동이 위축됐다. 외국인 관광객 방한 취소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37개월 연속으로 극심한 내수침체를 호소하고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계의 걱정과 우려도 커져만 가고 있다"고 호소문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계는 앞으로 3개월이 메르스를 극복하고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골든타임(Golden Time)으로 판단했다"며 향후 내수살리기 캠페인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들은 재차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민여러분께서도 저희 중소기업계의 마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계가 발표한 호소문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메르스로 인해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계가 장사가 안된다', '국민들은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휘둘리지 말고 메르스 발병 이전과 같이 생활해달라' 등이다.
이 때문에 호소문이 발표된 이후 일각에서는 중소기업계가 국민정서에 반하는 호소문을 너무 일찍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관련,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메르스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소상공인 등과 함께 내수 시장을 살리는데 앞장 서고자 호소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이 같은 호소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소상공인과 국민들에게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