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현의 남자' 김일천 대표의 복귀…'총수부재' CJ 무슨일이

CJ그룹 계열사 CJ오쇼핑의 대표이사가 또다시 전격 교체됐다. 

지난해 10월 이해선 대표에 이어 변동식 대표가 물갈이 되면서 '이재현의 남자'로 알려진 김일천 대표가 CJ오쇼핑에 경영 일선에 나서며 급부상했다. 

이번 인사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 다만 눈길이 가는 것은 정기인사가 아닌 수시인사를 통해서라는 점에서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안정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회장 부재에 갑작스럽게 대표 교체

15일 CJ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 12일 새 대표이사에 내부의 김일천 글로벌사업본부장(56 부사장)을 선임했다. 

2010년 CJ를 떠났다 지난 3월, 5년만에 친정에 복귀한 그는 총수 부재의 경영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영입됐다는 게 CJ그룹에 정통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삼성그룹을 거쳐 그룹내 핵심 역할을 두루 경험했다. 2002년 CJ오쇼핑 상무로 입사, CJ CGV 대표이사, CJ푸드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CJ오쇼핑의 해외 홈쇼핑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과 CJ푸드빌에서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내수와 글로벌 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감각을 보유한 전문 경영인으로 통한다. 

CJ그룹이 김 대표에게 핵심 계열사의 경영을 맡기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입증된 셈이다. 

이번 인사에는 이재현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고문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면서 그룹 계열사의 경영 악화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 김 대표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CJ오쇼핑 대표 문책성 경질

업계 일각에선 성장과 수익성을 다 놓친 CJ오쇼핑의 실적이 김 대표 인사의 배경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 1분기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실패하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취급고는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한 7726억원, 매출액은 13.4% 감소한 284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CJ오쇼핑의 영업이익은 1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쪼그라들었다. 

초라한 성적표는 PB(자체 상표)상품의 소비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PB상품은 특성상 제때 팔리지 못하면 재고량이 늘어나고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담금이 쌓이면서 CJ오쇼핑의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PB상품의 재고가 쌓이면 원가율 부담이 높아지는데 특히 CJ오쇼핑의 강점이던 의류의 경우 판매 시점이 지나면 '밀어내기식'으로 온라인이나 기획전을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업계 관계자는 CJ오쇼핑의 상황을 설명했다. 

때문에 PB상품을 진두지휘했던 이해선 대표가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짊어지고 지난해 CJ오쇼핑을 떠나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 

변동식 대표 역시 공정위로부터 '갑의 횡포'로 홈쇼핑업계 중 가장 많은 과징금 144억원을 부과받으며 이미지 실추로 경질됐다. 변 대표는 단독대표로 올라선 지 불과 6개월만에 퇴임하게 됐다. 

문책성 인사가 아니라면 수시 인사를 통해 주요 보직의 대표를 바꾸는 강수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 부재에 일선 경영진들이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상징적인 의미로 계열사 대표 경질과 김일천 대표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초강수 인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김 대표가 CJ오쇼핑의 독보적 1위 사업 경쟁력 확보 및 글로벌사업 성장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수감됐다.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 회장은 현재 건강 악화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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