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삼성물산 '주식선물' 외국인 ↑, 기관투자자 ↓에 "베팅"·

외인, 3개월 이상 가는 싸움 "엘리엇 우세" VS 국내 기관 3개월내 끝나 "삼성물산 승리"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간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주식선물에 외국인은 오를 것으로 보고 매수, 기관투자자는 반대로 내릴 것으로 전망하며 매도에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생생품의 일종인 주식선물은 통상 3월, 6월, 9월, 12월 등 3개월 단위로 만기일이 돌아오기 때문에 특정 주식에 대한 선물 투자는 미래 그 해당 주가의 등락에 대한 투자자 전망을 반영하는 바로미터. 

때문에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해 외국인은 최소 3개월 이상 가는 싸움으로 "엘리엇의 우세"를,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3개월 안에 결판 나 "삼성물산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생상품 시장에서 두 회사가 합병을 발표한 지난 5월26일부터 전일(11일)까지 외국인은 삼성물산주식선물 1만1172건 순매수 계약을 체결했다. 

6월물 만기 도래일인 11일에도 외국인은 962건 매수 계약을 유지해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매년 3월과 6월, 9월, 12일월 두 번째 목요일은 선물 만기일로 정산을 하기 때문에 통상 대량 매물이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금융투자회사와 보험, 투신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2만8153건, 이날만 7239건의 매도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같은 선물시장 흐름에는 차익실현을 위한 물량도 있지만, 향후 주가의 향방을 예상한다는 점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엘리엇, 삼성물산에 유리하다고 보는 심리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 매도 계약,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 매수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삼성물산 주식선물에 대해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면 만기에 현 시세로 사기로 하고 매수 계약을, 떨어질 것으로 보면 만기에 현재가격으로 팔기로 매도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물론 주가하락을 기대하고 주식은 매수, 선물은 매도하는 차익 실현 형태의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이번 외국인의 행보는 현물과 선물의 방향성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여 투자자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 등에 따른 지분 공방이 이어지게 되면 일반적으로 주가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SK와 소버린 갈등에서 볼 수 있듯 다툼이 장기화하면 시장의 관심을 받게 될수록 주가 상승을 이끄는 소재가 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발표하기 전 거래일인 22일 종가기준 5만5300원에서 점차 올라 최근 7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엘리엇이 지분 7.12% 보유 사실과 함께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지난 4일에는 삼성물산 주가가 전일보다 10.32%,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다음 날인 10일에는 10.29%씩 급등하기도 했다.

전일(10일)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처분 다음날인 11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07% 하락한 6만9700원에 장을 마쳤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시장에서는 KCC의 의결권 확보가 엘리엇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삼성물산 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외국인은 이번 갈등이 당분간 쉽게 사그러들진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주가 약세를 예상하는 국내 기관은 상대적으로 삼성그룹에 유리하게 판도가 돌아가리라 내다보는 셈이이다. 

NH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기관은 매도, 외국인이 매수했다는 것을 보면 외국인은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지만 "선물 상품의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한다고 예상했다기보다 3개월 안팎의 단기간 주가가 뛴다는 데 베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공원대 연구원은 "주식 현물과 선물 시장의 방향과 이슈를 봤을 때 삼성물산 주가에 대해 외국인은 상승에, 기관은 하락에 베팅한 것"이라며 "외국인은 지분 싸움이 이어진다고 보는 반면 기관은 삼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망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은 삼성물산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차익실현 목적으로 선물 매도를 보일 수 있다"며 "분쟁의 장기화 여부는 엘리엇이 삼성을 상대로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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