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할 시점이다."
삼성그룹은 8일 사내방송을 통해 전 계열사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新)경영 선언' 22주년의 의미를 전파하고 이와 같은 결단을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5분 동안 사내방송 SBC를 통해 '새로운 도전의 길, 신경영을 다시 읽다'란 주제의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신경영은 과거 1993년 6월 7일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주요 경영진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발표한 것으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고도 불린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앞으로 4~5년 사이에 변하지 않으면 이제 영원히 못 변한다"며 "선진국, 선진 일류 기업이 우리보다 나은 조직력으로 전부 선점할 것"이라고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양이나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란 말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은 당시 삼성그룹의 사고방식을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바꿔놨다.
이번 방송에서 삼성은 22년 전 시작됐던 신경영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경영이 양적 사고방식의 체질을 질 중심으로 바꾸려는 조치인 동시에 생존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발전시키는 과감한 도전이자 혁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신경영 이후 삼성그룹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지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그 도전은 신경영을 통해 모든 것을 바꿨던 그때처럼 냉정한 현실 인식과 과감한 변화의 결단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경영 당시 국제화의 파도가 몰려온 것처럼 지금은 글로벌 기업들의 국경 없는 경쟁과 모바일 혁명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현재 위상과 과거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22년 전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경영 혁신의 대장정을 이끌어 온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방송을 끝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인 '싱글'의 로그인 화면에 "변화라고 100% 변하라는 것이 아니다. 변할 만큼만 변해서 변한 것만큼 움직이자. 그러나 방향은 하나다"라는 신경영 문구가 담긴 이 회장의 사진을 넣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