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의 경우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직접 "수익성이 최우선"이라면서 "모든 전략의 초점을 수익성 개선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임직원들은 수익성 제고 전략을 수립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8일 LG그룹에 따르면 LG 계열사들은 이날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약 3주간 경영전략보고회의를 진행한다.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 CNS, LG전자, 서브원 등이 차례로 전략 보고에 들어간다.
전략보고회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들이 회사별 중장기 사업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LG그룹은 1989년부터 매년 6월 전략보고회를 개최해왔다. LG그룹은 6월에는 전략보고회를 연 데 이어 11월에는 한해 실적을 점검하고, 그 다음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업적보고회'를 갖는다. 따라서 '전략 보고회'는 '업무 보고회'와 함께 LG그룹의 2대 경영 전략회의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후 지난 20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전략보고회를 챙겼다. LG전자 등 사업 규모가 큰 일부 계열사는 2~3일 동안 마라톤식 보고회를 진행한다.
올해 계열사별 전략보고회 안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전략보고회의 내용은 보안이 유지되고, 그룹과 해당 계열사 고위 경영진들만 공유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시장 선도'전략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시장선도' 관점에서 ▲디자인 차별화 ▲고객 관점의 사업화 ▲계열사와 협력업체와 생태계 구축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보고회에서는 주력산업과 미래 신산업 제품개발, 출시 전략, 마케팅, 일하는 방식 접근법까지 집중적으로 검토된다. 구 회장이 '고객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이를 실현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에너지솔루션, 사물인터넷(IoT) 분야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대 주력산업과 에너지솔루션·자동차부품 등 두 가지 차세대 성장엔진을 양 축으로 전략 보고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 부문은 수익성 강화에 초첨을 맞출 계획이다. 그동안 매년 '신제품 개발'이나 '신시장 개척'을 강조했지만 올해 영업이익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제고 대책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부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실현하고, 미래산업발전을 가속화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의 모태인 화학부문은 업황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타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부문은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5G(세대)를 기반으로 한 IoT와 핀테크 등의 신사업 확장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통신)-LG전자(완제품)- LG이노텍(주요 부품) 등을 연계한 IoT 육성 전략도 보고된다.
자동차부품 사업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가 힘을 합쳐 올해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연료전지, 태양광을 중심으로 보고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해 LG가 디스플레이 구동칩 생산업체 실리콘웍스를 인수했으며 LG생활건강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M&A를 고려 중이다.
LG 관계자는 "보고회에서 논의한 전략은 계열사 CEO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철저한 책임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한다"라며 "상품 연구개발과 제품 출시, 이를 지원할 마케팅·인프라 보강 계획까지 주요 산업의 구체적 시장선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