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메르스 확산…믿었던 내수· 바이오 업종마저 흔들

돌출 악재로 등장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주식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100포인트, 700포인트선이 무너졌다. 

특히 수출 주가 부진한 가운데 그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중국 관련 내수 주와 바이오·제약 주마저 흔들리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며 코스피 지수는 종가기준 지난 5월29일 2114.80포인트에서 3거래일 연속 하락해 3일에는 1.86% 낮은 2063.1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711.39포인트에서 696.97포인트로 2.02% 떨어졌다.

통상 전염병은 시장 심리를 단기간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확산하는 데다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어 메르스가 더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코스피 지수가 6% 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메르스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여행, 화장품 등 중국 유커에 힘입어 상승 가도를 달렸던 내수 관련 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에 선행 지표인 주가도 메르스 확산이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주춤한 흐름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는 지난 5월말 각각 13만원대, 3만6000원대에서 11만원대, 3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화장품 주인 아모레퍼시픽과 산성앨엔에스도 40만원대, 11만원대에서 38만원대, 9만8000원대까지 내려 거래 중이다.

중국 여행객의 예약 취소는 물론 고교 수학여행도 잇달아 취소하는 등 여행업 전반이 위축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여행 업황은 지난해 4월 이후에도 다시 주춤한 뒤 8월에서야 회복했다"며 "지금까지는 자회사에서 중국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만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화되면 국내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줄면 매출 감소로 이어질테지만 업계에서 손 쓸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최대한 빨리 메르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화장품 뿐만 아니라 내수 관련 모든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내수 주와 함께 양두마차로 꼽혔던 바이오·제약 주들 역시 메르스 확산 초기에 반짝 오른 뒤 반락했다. 지난 1일 이후 강세를 보이던 진원생명과학과 한올바이오파마 등 바이오·제약 주들은 메르스 백신이 개발 단계에 불과하다는 소식과 거품 우려 등에 의해 3일 일제히 급락했다.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은 "메르스 영향이 단기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중국 MSCI편입, 그리스 문제 등 전반적으로 불안 요소가 산재했던 상황에 예상 못한 악재가 겹친 셈"이라며 "장기화된다면 기존에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중국 관련 내수, 바이오 주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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