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이 이뤄짐에 따라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려했던 만큼 우리 식탁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한중FTA에서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농산물 분야지만 중국과의 FTA 협상에서 우리는 전체 농수산물 가운데 30%는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는 쌀을 비롯해 쇠고기·돼지고기 등 육류와 사과·감귤 등 과일류, 조기·갈치 등의 수산물이 포함됐다. 고추와 마늘, 양파 등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소들도 한중FTA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내 식품업계가 한중FTA 타결에 수혜를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식품업계는 한중FTA타결로 김치 검역기준에 대한 개정 작업이 속도를 내게 되면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중국 내 김치시장은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약 3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만두와 장류 등의 업체들도 중국 수출길 활로 확보에 대해 한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김치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중국 사업을 펼치기 위해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검역 기준이 달라 수출할 수 없었던 제품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만 확인한 것만으로도 장기 성장성을 빛나게 한다"고 전했다.
다만 식품업계 전반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산 가공 김치나 다진양념·과일통조림·가공 농수축산물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산 가공 김치의 위협은 대단하다. 국산 가공김치는 이미 맛과 품질로 차별화를 하고 있지만 저가 시장에서 중국산 가공김치의 위세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중국산 저가 식품이 공격적으로 유입되면 향후 식탁에 '메이드 인 차이나' 식품으로 가득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식품의 국내 식탁 위협은 꾸준했기 때문에 그동안 업체들이 다양한 반면에서 이를 대처했다"면서 "FTA타결 후 새롭게 사업전략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주요 곡물과 사료 시장은 개방돼 일부 피해가 예상된다. 종자용 옥수수의 관세가 10년 안에 328%에서 130%로 낮아지고, 사료도 20년 안에 관세가 철폐돼 농업분야는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FTA 타결로 동물성 생산품과 밀가루전분, 동식물성유지 등 반가공농산물 90% 가공농산물 20%의 관세가 점차 폐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