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경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입주기업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이 남북대화의 촉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해온 입주기업들은 20일 북측의 반 총장 방문 허가 철회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북은 지난 2월24일 북측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을 2015년 3월1일부터 74달러로 정했다'며 일방적 임금인상 통보를 한 후 석 달 가까이 '외나무다리' 신경전을 이어왔다.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반 총장의 방북으로 몇 달간 경색국면을 이어온 남북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는 상당한 희망이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취소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좋아야 하는데, 최근 그렇지 않다보니 기업인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남북간 협의를 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잘 진행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고 밝혔다.
다른 한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 반 총장의 방북을 너무 대대적으로 알려서 부작용이 난 것 아닌가 싶다"며 "비공식적으로 일정을 조율했다면 취소됐다고 해도 타격이 적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관계자는 "2013년 개성공단이 한 차례 중단된 후 협력사들을 설득하느라 정말 고생했다"며 "지금은 북측 노동자들이 잘 일해주고 있지만 다시 태업이나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 중국, 베트남 등의 업체들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북측의 방북허가를 받아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인 20일 허가 취소를 통보받았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에 앞서 "개성공업지구 노임문제와 관련한 부당한 입장을 고집하고 그에 복종하도록 입주기업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해 나선 것은 개성공업지구사업을 끝끝내 파탄시키려는 고의적인 책동"이라며 우리 정부를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