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내면세점 쟁탈전 불붙었다…유통재벌 총출동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굴지의 유통재벌들이 총출동, 시내면세점 쟁탈에 나섰다. 

14일 현재 면세점 입점 출사표를 던진 기업은 ▲롯데호텔 ▲신세계 ▲호텔신라-현대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중견·중소기업 연합 ▲이랜드 등이다.

유통재벌들이 시내 면세점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것은 장기 불황과 소비침체로 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관객의 영향으로 면세점 사업이 부흥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관세청은 오는 6월1일까지 신청을 받아 7월 중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한다. 서울시내 3곳 신규 면세점 중 2곳은 대기업에, 1곳은 중소기업에 돌아간다. 서울에서 면세점이 추가로 문을 여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관세청은 시내면세점의 특허심사 평가와 관련해 경영능력을 최우선적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가기준은 경영능력(300점)·관리역량(250점)·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사업권 신청 마감일이 2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 기업의 경쟁전략과 사업지 등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삼성家 이부진-현대家 정몽규 '힘 합쳤다'

범삼성가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범현대가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을 잡고 시내면세점 쟁탈전에 나섰다. 

두 회사는 공동 출자를 통해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용산아이파크몰'을 사업지로 선정했다. 

이미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마땅한 부지가 없던 호텔신라와 면세사업 운영경험이 전무한 현대산업개발이 손을 잡은 것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아이파크몰의 유리한 입지와 신라면세점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이파크몰은 영업면적만 연면적 28만㎡의 국내 최대 규모로, 관광버스 100대를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도 확보하고 있다.

◇현대百 정지선, 중소-중견기업과 연합 '묘수'

또다른 범현대가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은 중견·중소기업과의 연합이라는 예상 밖의 패를 내놓으며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현대백화점은 시내면세점 진출을 위해 모두투어 등 여행·호텔·면세점·패션 관련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모두투어네트워크, 앰배서더호텔그룹인 서한사, 인천지역 공항·항만·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엔타스듀티프리, 개성공단과 크루즈선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아산, 패션·잡화업체 에스제이듀코, 제이앤지코리아 등이 현대백화점그룹과 힘을 합쳤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결정했다. 면세점 운영에 필요한 투자비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신세계百 정용진 '본관 본점' 내걸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의 상징이자 모태인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백화점 건물 전체를 통째로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본점 바로 옆 건물인 SC은행 건물에도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배치,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본점 본관은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건축 초기의 모습으로 최대한 복원돼 있다. SC은행 건물 역시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신세계가 선보일 면세점은 도보로 1층 접근이 가능한 단독건물 형태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자유여행을 즐기는 개별 여행객들이 남산이나 명동에 들렀다가 걸어서 방문할 수 있는 입지이기도 하다. 

◇한화갤러리아 "승산있다"…면세점에 사활

한화갤러리아 역시 시내면세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 '갤러리아 듀티프리'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리며 면세사업자의 신예로 주목받았다. 

2014년 4월 개장한 갤러리아 듀티프리는 오픈 이후 첫해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면세점업계의 흑자달성 최단 기록이다. 

갤러리아는 제주 면세점의 국내 브랜드 면적이 54.1%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 

갤러리아는 롯데와 호텔신라가 이미 시내에 면세점을 갖고있는 등 과점상태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전사적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 "과점논란, 정면돌파하겠다"

롯데는 서울시내에 이미 3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매출이 가장 많다.

하지만 올해 말 소공점, 내년 제2롯데월드점의 면세 사업장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번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신촌과 홍대, 동대문 등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과점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안정적인 운영능력과 면세점 운영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정면돌파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이랜드 등 속속 도전장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시내면세점 입지로 최종 확정했다.

동대문은 세계적인 의류·패션산업 메카로 패션타운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다.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복합 쇼핑몰이 공존하고 4개 지하철 노선과 52개 버스 노선, 2개 공항 리무진이 지나가기 때문에 접근성도 뛰어나다.

이랜드는 중국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서, 강남, 송파 지역의 기존 이랜드 유통매장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중소기업 복마전도 '치열'

할당된 시내면세점 한 곳을 둘러싼 중소·중견기업들의 복마전도 치열하다. 

유진그룹은 시내면세점에 출사표를 던지고 서울 여의도 옛 MBC 사옥에 면세점 입점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존면세점과 달리 '문화사업'을 접목한 관광 활성화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협회로는 이례적으로 면세점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한국패션협회는 10~15개 업체를 모아 컨소시엄을 꾸린 뒤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동대문을 면세점 입지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서초구 양재동에 복합 쇼핑몰을 운영하는 하이브랜드도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지상 6층 규모의 양재동 사옥 중 3개층을 면세점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보증금을 내지 못해서 최종 탈락했던 참존 역시 시내면세점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