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양강(兩强) 체제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D 램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트로이카 체제로 유지됐지만 최근에는 마이크론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D 램 시장이 3강(强) 구도에서 '양강(兩强)-1중(中)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71.7%로 지난해 4분기(70.4%)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보다 1.7%p 오른 43.1%, SK하이닉스는 0.4%p 떨어진 27.3%를 기록했다. 3위인 마이크론은 24.0%에서 올해 1분기 22.5%로 1.5%p 하락했다.
2위 SK하이닉스와 3위 마이크론그룹의 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4분기 3.7%p에서 올해 1분기에는 4.8%p로 벌어졌다.
특히 올해 3분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생산량을 늘리는 반면 마이크론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위와 3위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올 3분기 웨이퍼 생산량 전망치는 ▲삼성전자 112만장 ▲SK하이닉스 83만장 ▲마이크론 66만장 등이다. 삼성의 경우 3분기부터 생산량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화성에 증설되는 17라인이 가동되면 내년 1분기 17라인의 생산량은 한달에 18~20만장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월간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도 3분기부터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는 M14라인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내년 2분기 생산량이 11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마이크론은 올 3분기 66만을 생산한 뒤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64만장 수준을 유지한 다음 63만장으로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 소재 D램 공장을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미세공정 분야에서 뒤처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게 버거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나노 D램을 생산 중이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하반기 중 20나노 D램 양산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20나노 공정이라고 하더라도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Die) 수가 다르기 때문에 20나노 공정을 적용한다고 생산량이 똑같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20나노 공정은 한국 업체들의 20나노와 비교하면 기술적으로 한 세대 뒤처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똑같은 20나노를 적용해도 어떤 회사는 칩을 90개를 만들고 어느 회사는 80개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론의 생산량이 한국 업체를 따라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20나노미터 양산 체제로 이행하면서 20나노 공정이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 3분기에는 42%, 4분기에는 5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5나노도 3분기 39%, 4분기 31%로 예상되며 23나노는 3분기 10%, 4분기 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도 25나노미터 공정을 이행하면서 3분기에는 전체 생산량의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축 중인 이천의 M14 공장이 완공되면 20나노를 적용함으로써 D램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마이크론은 올해 3분기 25나노 공정 비중이 62%, 20나노 비중이 5%, 4분기 25나노 비중이 54%, 20나노 비중이 3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