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합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수출 품목의 중복 현상까지 심화되는 상황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한·일과 한·중 수출경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한·일 수출경합도는 지난 2010년 0.438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0.517로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는 수출 상품의 유사성을 계량화함으로써 특정 시장에서의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동차·부품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자동차 및 부품 경합도는 2010년 0.702에서 지난해 0.782로 0.08포인트나 뛰어올라 경쟁 품목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동안 반도체(0.499→0.561)와 기계류(0.440→0.548)의 경합도도 높아졌다. 또 전기·전자제품(0.519) 경쟁도 치열했다.
기어박스와 산업용 로봇, 반도체 디바이스 등은 일본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반면 한국 점유율은 하락했다.
중국과의 경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수출경합도는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0.346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휴대폰 및 부품이 0.845로 가장 높았고 조선(0.558)과 전기·전자제품(0.505) 등도 경쟁이 치열했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한데 반해 한국 점유율이 하락한 품목은 플라스틱제 판, 조명용 기기부분품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통신망용 전화기의 경우 한국의 점유율은 10%대 초반으로 떨어진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80%에 육박했다.
심혜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엔저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중국은 품질경쟁력을 높여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며 "핵심기술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 구축,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