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관광위원회 소속 CEO들이 관광주간을 맞아 국내 여행지 20선을 추천했다.
관광 산업을 대표하는 10개 기업 및 협회 대표들이 선정한 주요 명소는 ▲도보 여행 ▲비경 탐방 ▲생태 체험 ▲출사 여행 ▲전통·역사 체험의 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성영목 조선호텔 대표이사와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오대산 선재길과 남해 바래길, 청산도 슬로길, 제주 한담해안산책로, 통영 토영이야길 등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걷기 여행지를 추천했다.
옛 구도자들이 득도를 위해 걸었다고 하는 선재길은 오대산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잇는 약 9km 숲길을 일컫는다. 길 대부분이 평지로 조성되어 난이도가 낮고, 울창한 전나무 숲 사이를 거닐며 명상에 잠기기 좋아 사계절 내내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바닷가에서 트래킹을 즐기고픈 사람들을 위한 장소도 있다. 남해 바래길은 편백 휴양림, 몽돌해변 등 남해안 절경을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는 10개 코스, 총 120km로 구성된 도보 여행지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유배지가 있는 구운몽 길을 거닐며 사색에 잠긴다면 일상 속 고민들이 한바탕 꿈처럼 사소하게 느껴진다.
권오상 한진관광 사장과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사장은 화천 곡운구곡, 백두대간협곡열차, 울릉도 비파산 주상절리, 제주 사려나숲길을 꼽았다.
화천에 위치한 곡운구곡은 조선시대 학자 김수증이 꼽은 아홉 가지 절경을 일컫는다. 9곡 중 3곡에 해당하는 신녀협은 곡운구곡 중 경치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오랜 세월 깎여나간 기암괴석과 짙푸른 에메랄드 빛 계곡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강원도 산세를 감상하는 것도 감동적이다. 한국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는 영주-분천-철암을 왕복하며 중부 내륙의 협곡을 누빈다. 승부역, 양원역 등 기차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마을의 숨은 비경은 이색적 정취를 자아낸다. 분천역 먹거리장터에 들러 지역 특산 음식까지 맛본다면 눈과 입이 즐거운 일석이조 여행길이 될 수 있다.
박상환 하나투어회장과 송홍섭 파르나스호텔 대표이사는 전남 순천만과 제주 걸매생태공원, 거제 공곶이를 추천했다.
순천만과 걸매생태공원는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생태 체험 여행지로 꼽힌다. 세계 5대 연안 습지로 지정된 순천만은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를 비롯해, 우리나라 조류의 절반 가량이 머무는 생태공원이다. 습지 주변에는 약 116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생태 체험 여행으로 좋은 방문지이다.
제주 천지연 폭포 상류의 솜반천에는 170여종의 자생 식물과 야생초를 관찰할 수 있는 걸매생태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제주도 무태장어 서식지, 천지연 난대림지대 등 친환경 생물자원을 품고 있다. 훼손된 자연환경을 성공적으로 복원한 '생태복원우수사례'로 지정되기도 했다.
박상배 금호리조트 사장과 홍원기 한화리조트 사장은 화순세량지와 청송 주산지, 보성 녹차밭 방문을 권했다.
세량지는 제방 길이가 겨우 50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저수지이지만,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꼽힐 정도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5월 연둣빛 신록이 푸른 저수지 수면에 비친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전라도에 세량지가 있다면 경상도에는 주산지가 있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200년 동안 저수지 바닥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왕버들과 이를 감싸는 물안개의 몽환적 풍경이 일품이다.
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과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충남 외암리민속마을, 산청 남사예담촌, 대구 근대골목길, 대전 뿌리공원, 보성 득량역을 꼽았다.
충남 외암리민속마을과 경남 남사예담촌은 전통 한옥의 고풍을 간직하고 있다. 두 마을 모두 실제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살아있는 민속마을로서 가치가 높은 곳이다. 전통 물레방앗간 체험, 농촌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대로 전해오는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배워볼 수도 있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국내 관광객 증가세는 해외여행 성장 추세에 비해 미흡하다"면서 "관광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명소를 소개한 만큼 관광주간이 국내 여행 활성화와 더불어 내수 회복에도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