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기는 125mL의 커피 한 잔은 커피나무의 재배를 비롯해 가공 및 유통과정 등을 거치면서 1056배에 달하는 132L의 물을 필요로 한다. 1kg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 농가에서는 1만5415L의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의 총량 등을 표기할 수 있는 국가 표준을 제정했다.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는 제품의 원료취득-제조-유통-사용-폐기 등 전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 및 물과 관련된 잠재적 환경영향을 정량화하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EU에서는 이 같은 제도를 2020년까지 도입하기 위해 배터리, IT장비, 식음료(맥주, 커피, 고기 등)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선진국에서 이 제도를 본격 시행할 경우 수출되는 우리 제품에 대한 물의 총량 등 환경정보 요구는 우리 기업에 또다른 무역기술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는 향후 예상되는 환경규제의 국제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표준을 도입했다.
이번 국가 표준 제정으로 기업은 생산 활동 과정에서 물 소비량과 수질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해 물 절약을 통한 원가 절감과 친환경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는 향후 단계별로 물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사용되는지를 나타내는 물발자국을 평가해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기업이 물발자국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물발자국 표준활용해설서'를 개발하고, 설명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