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檢, 경남기업 2차 압수수색…'성완종 리스트' 핵심증거 확보 초점

3시간여 동안 전현직 직원 PC·서류 등 확보

일명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15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있는 경남기업 본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이 지난달 18일 본사 사무실과 계열사,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뒤 한 달여만이다. 

아울러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회장의 시신에 있던 메모지가 발견됨에 따라 정치권 로비 의혹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장부 등 핵심 증거를 확보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5시30분께 시작됐다. 성 전 회장의 죽음과 자원외교 비리의혹을 받고 검찰의 수사대상이 된 경남기업은 어수선한 틈바구니 속에서 압수수색에 임했다.

경남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40분께 약 10명, 10분 뒤인 오후 5시50분께 10여명, 이어 오후 6시께 10여명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검찰 수사팀이 압수수색에 투입됐다.

1시간여만에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압수수색용 상자 2개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후 오후 7시30분께 3명의 검찰 관계자가 다시 상자 7개를 더 챙겨갔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특정 부서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니라 언론에 공개된 전현직 인사 11명 중 전·현직 관계자의 개인 PC에 대해 수색한 것"이라며 "명함, 서류, 다이어리 등을 챙겼으며 PC는 가져가지 않고 외장하드 등 저장매체에 백업해서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또 "본사 건물 2·3·4층에 걸쳐 수색했고 회장 차량도 압수수색했다. 수색 시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해서 압수수색 대상자가 소환됐는데 현직 6명, 전직 일부가 사무실에 왔다"며 "영장은 못봤고 수색 명단만 봐서 혐의부분을 못봤다"고 밝혔다.

사무실에 소환된 경남기업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시선을 피해 몰래 사무실 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경남기업 직원은 "3층에서 수색했고 회사에 있던 분들은 압수수색하면서 확인 서명을 한 뒤 검찰과 함께 사무실을 나갔다"며 추가 압수수색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이 더 이상 가져갈 게 없다고 하더라"고 답변했다.

검찰 수사팀은 오후 8시36분께 경남기업 본사 사무실에서 빠져나왔다. 검찰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뒤 압수한 물품이 담긴 상자 7~9개를 25인승 버스에 실은 후 현장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후 오후 9시7분께 스타렉스 차량을 이용해 지하주차장에서 압수수색 상자를 1개 더 싣고 이날 수색을 마무리했다.

압수수색을 마친 뒤 마주한 일부 경남기업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한 경남기업 관계자는 "한 달만에 압수수색을 또 받는 기분이 어떨 것 같나"라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경남기업 유니폼을 입은 한 직원은 "직원들이 퇴근할 무렵와서 잘 모른다"면서도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황이다. 참담하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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