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가 100층을 돌파하면서 국내 건축 역사상 처음으로 세자릿수 층의 건물이 탄생했지만 여전히 주민들과 고객들의 불안감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안전문제로 사용이 제한된 극장과 아쿠아리움은 아직 재개장을 못하고 있고 서울시와 국민안전처는 안전 문제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 롯데의 고민은 커져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 타워는 착공 4년 5개월 만에 건물 중앙 구조물(코어월)이 413.65m를 넘어서면서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100층을 돌파했다.
층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완공된 빌딩들과 비교했을 때 10위에 해당한다. 내년 하반기에 롯데월드 타워가 완공이 되면 층수로 전 세계 4위, 높이 기준으로는 세계 6위의 초고층 빌딩이 된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국가의 위상을 높인 롯데월드 타워지만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30일 문을 연 롯데월드몰이 안전문제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수족관 누수, 영화관 흔들림 등의 이슈가 터졌지만 미숙한 대응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고 결국 지난해 12월 서울시의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하루 평균 방문객은 절반 가까이 줄고 석달 만에 문을 닫은 고급 식당도 생겨났다.
롯데 측은 보완작업을 벌인 뒤 3주 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와 국민안전처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국민들 머릿속에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롯데 측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도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안전 불감증 지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현장을 방문해 안전 등 관련 이슈를 꼼꼼히 챙겨왔다. 직접 현장을 방문해 건설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관련 보고도 수시로 받고 있다
지난 1월 초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 '안전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롯데월드타워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이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노병용 사장을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앉히며 시행사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4일에는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기념해 현장에서 임직원과 지역구 국회의원 등을 초청한 가운데 기념식을 가졌다.
신 회장은 "안전에 최선을 다해서 한국을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면서 "(그간 안전 문제 등으로) 심려를 끼친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롯데월드타워의 114층을 개인자격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너가 직접 나서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함으로써 안전 불감증을 해소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오너 일가 이외에도 국내 유명 CEO나 유명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롯데월드타워에 입점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향후 영화관과 수족관이 재 오픈되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을 불러모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단 고객들이 많이 방문해 활기가 돈 다면 안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통큰' 시리즈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던 노병용 사장이 롯데물산 대표로 옮긴 상황에서 영화관과 수족관에도 다시한번 '통큰'시리즈에 준하는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 마케팅이나 행사로는 한계가 있에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나 스토리텔링을 통한 이미지 재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층건물이 지속적으로 명망을 얻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면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버즈칼리파 같은 초고층 빌딩들은 초기단계부터 각종 영화 등을 통해서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