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건설, 자동차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총재를 만나 이같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PIF는 신도시, 철도, 인프라 등 다양한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건설에 10억 달러 이상의 지분을 투자하고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와 자동차 등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사(JV) 설립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포스코가 포스코건설과 함께 일부 지분에 참여, 향후 그룹내 협력사업을 ICT, 에너지 등으로 확대·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향후 운영위원회를 구성,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을 형성하고 세부 프로그램들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에 양사간 포괄적 협력관계가 이뤄진 것은 '포스트 오일(Oil) 시대'를 대비하려는 양사간의 사업 목표와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측은 최근 급변하는 에너지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선진 기술력을 가진 합작사를 확보, 사회간접자본 투자, 자동차 산업 등을 육성할 계획을 세웠고 그 대상으로 한국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포스코를 선택했다는 것.
상반기 중 본계약이 체결되면 포스코는 재무건전성 재고는 물론 건설과 자동차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이 글로벌 차원에서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권오준 회장은 협약에 앞서 세계 최대 규모 석유화학 기업 중 하나인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즈(SABIC)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철강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PIF는 SABIC의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협약으로 중동진출 3.0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포스코건설이 PIF와 지분을 공유하고 합작사(JV)를 설립하기로 합의,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발주사업에 대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받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주장이다.
1970~1980년대가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외화를 벌던 '저위험 저수익 중동1.0 시대'라면, 1990~2000년대는 EPC(설계, 시공, 구매) 수주 중심 '고위험 고수익 중동2.0시대'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측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융합(Convergence)와 협력(Collaboration)을 중동 건설사업에 구현해 이전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고 했다.
한편, 사우디는 2013년 수입액 기준(377억 달러)으로 한국의 제4위 교역국이다. 한국은 자동차, 철강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유 등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를 가지고 있다.